[기획/특집]분재가 뿜는 고고한 매력 속에 전통차 깊은 맛에 빠져요
[기획/특집]분재가 뿜는 고고한 매력 속에 전통차 깊은 맛에 빠져요
  • 박성렬 기자
  • 승인 2019.08.18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목 ! 바로 이곳 남해 ‘그랜드 분재카페’(이영기ㆍ강금옥 부부 운영)
남해 금산 입구에 위치한 ‘그랜드 분재카페’ 전경.
남해 금산 입구에 위치한 ‘그랜드 분재카페’ 전경.

나무 찾고 가꿔 온 시간 30년
올 초 분재카페 문 열고 손님맞이
집 정원ㆍ온실에 나무 400여주

수십 년간 아름다운 자태 뽐내
수종 다양ㆍ수형 제각각 분재
방문객, 단순한 아름다움 넘어
나무ㆍ작가 인내의 시간에 공감
시그니처 대추차 한 잔 들면
금산 산신령도 부럽지 않아

 이영기 씨가 분재에 관심을 가진 지는 40년이 지났다.

 지난 바쁜 경찰업무 속에서 시간을 내 아름다운 나무를 찾고 가꿔 온 시간만도 30여 년이 지났다.

 그가 나무를 찾아 돌아다니던 산과 들은 모습을 세 번 이상 바꿨다.

 그의 집 정원과 온실에는 400여 주의 나무들이 수십 년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의 자태를 뽐내며 자랑하는 중이다.

 분재는 수종이 다양하고 수형(樹形ㆍ나무모양)도 제각각이다.

 소나무와 동백나무, 철쭉과 영산홍, 천우학 등 다양한 나무들이 자연의 창조와 작가의 노력 속에서 구부러지고 휘어지며 각자의 매력을 뽐낸다.

 이에 분재를 보러 오는 이들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나무와 작가가 함께 한 인내의 시간들에 공감하며 겸허해진다.

 수백 주 나무들이 모인 작은 자연 속에 포함됐으니 차 한 잔이 어우러지면 더욱 좋을 터이다.

 커피도 좋지만 우리 강산에서 나고 자란 나무들 틈에서는 역시 전통차가 제맛이다.

 대추차 한 잔을 들며 분재를 감상하는 여유. 금산 산신령이 부럽지 않은 순간이다.

 이곳은 보물섬 남해군 상주면 금산입구에 자리 잡은 ‘그랜드 분재카페’이다.

 강산이 세 번 넘게 바뀌는 긴 시간. 이영기ㆍ강금옥 부부의 분재카페에는 세월을 거꾸로 먹은 나무들이 자리하며 또 맛 좋은 음료가 나날이 그 깊이를 더해가고 있어 화제이다.

이영기 씨가 분재를 손질하고 있다.
이영기 씨가 분재를 손질하고 있다.

 △하동사람 이영기, 부산사람 강금옥 남해 정착기

 이영기 씨(63)는 하동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원예조경학을 전공했다.

 대학재학 당시 이영기 씨는 학과 교수님의 심부름으로 분재를 처음 접하고 분재의 매력에 깊이 빠졌다.

 “그때 분재를 처음 봤는데 참 좋더군요. 이를 계기로 분재에 취미를 갖고 소나무 분재부터 시작했죠. 그게 40년 전이네요. 그 뒤로 ‘나무하러’ 밭둑과 들판으로 참 많이 다녔어요. 나무를 찾다가 진드기한테 물려서 42~43℃ 고열에 시달리며 죽다 살아난 적도 있었죠.”

 그는 나무를 찾아다니다가 자연에서 분재 소재를 발견하는 것에 대해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한 기쁨과 같다”고 비유한다.

이영기ㆍ강금옥 씨 부부.
이영기ㆍ강금옥 씨 부부.

 이영기 씨는 “자연에서 좋은 나무를 찾는 것은 심마니가 산삼을 캔 것에 비길 만하죠. 인위적으로 수형을 만들어내려면 10년이 넘게 걸리는데 그런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데다가 분재인들 사이에서도 인위적으로 모양을 만들어 낸 것보다는 자연적으로 모양을 갖춘 것을 더 가치 있게 보거든요”라고 설명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그는 경찰에 입직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농업이나 다름없는 원예조경보다는 국가 공무원이 생활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 까닭이다.

 그러나 직업이 이영기 씨의 분재사랑을 감(減)하게 하지는 못했다.

 대도시에서 근무하다가 자청해서 남해로 전근했을 정도로 그가 나무를 생각하는 마음은 극진했다.

 그는 지난 2009년 남해로 발령받아 내려왔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그의 아내 강금옥 씨도 남해의 아름다움에 반해 두말없이 남편을 따랐다.

 지난 2017년 12월 퇴직할 때까지 이영기 씨는 남해에 있었고 상주치안센터장과 남해경찰서 민원실장을 역임한 후 36년간 입었던 경찰복을 벗었다.

그랜드 분재카페 내부 모습.
그랜드 분재카페 내부 모습.

 △남해 금산 정취 가득한 곳, ‘그랜드 분재카페’ 열어

 이영기 씨는 분재카페를 몹시 갖고 싶었다.


 분재인들이 모여 찻잔을 기울이며 분재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정을 나누는 삶을 꿈꿨다.

 그의 꿈은 지난해 보물섬 남해 상주에서 실현됐다.

 2018년 12월 금산과 보리암의 정취가 가득한 금산입구 주차장 인근(상주면 남해대로 893ㆍ상주면 상주리 2064-51번지)에 이영기 씨의 분재원이 마련된 것이다.

 금산을 닮은 예쁜 세모 모양 건물에 정원과 연못, 유리온실이 들어섰고 소나무와 동백나무, 철쭉, 영산홍, 레몬, 천우학, 밀감, 소사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분재작품 400여 점이 어울리게 자리를 잡았다. 경찰로 일할 때는 취미였지만 이제는 분재작가로 그 위치가 달라졌고 이에 따라 분재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그랜드 분재카페 내부에 놓여있는 분재들.
그랜드 분재카페 내부에 놓여있는 분재들.

 전업 분재작가 이영기 씨는 “분재 관리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여름에는 하루 2~3번씩 물을 줘야 하고, 거름도 줘야 하고, 농약을 뿌리고, 수형 잡기도 해야 하고, 분갈이도 2~3년마다 해줘야 하죠. 장기출타라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어요. 이렇게 10년은 공을 들여야 작품이 하나 나옵니다. 분재원의 문을 연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벌써 소문이 좀 나서 전국 각지의 분재동호인들이 찾아오고 계세요. 손님들이 분재를 보고 감탄사를 전할 때 보람과 만족감이 느끼죠”라고 분재원 운영 수개월 간의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분재의 매력은 키우는 사람과 환경에 따라 나무가 아름답게 변화하는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죠. 분재를 통해 작가의 개성을 표현해 작가의 이상적 이미지에 가까워질 때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어요. 많은 분들이 우리 분재 카페에 오셔서 작은 화분 속에서 피어나는 웅대한 자연의 풍취를 느껴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분재의 매력과 함께 분재원 초대의 말을 전했다.

 분재원에 이어 올 초에는 카페도 문을 열었다.

 카페 운영을 위해 강금옥 씨는 남해대학에서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비로소 ‘금산 그랜드 분재카페’가 온전한 모습을 갖췄다.

그랜드 분재카페 내부에 있는 분재.
그랜드 분재카페 내부에 있는 분재.

 카페에서는 기본적인 커피류 외에도 차 종류와 모히토 등 다양한 음료를 판매한다.

 그 가운데 금산 그랜드 분재카페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는 ‘대추차’라고 자신 있게 권한다.

 이곳의 대추차는 밀양에서 들여온 고급대추로 만든다.

 밀양은 대추가 유명해 대추축제가 열리는 고장으로, 이곳의 대추는 크기가 커서 과육이 많고 당도 또한 뛰어나다고 한다.

 강금옥 씨는 이 대추를 직접 갈고 걸러서 차를 만들고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충청남도)의 수삼까지 곁들여 손님상에 올린다.

 강금옥 씨는 “밀양산 대추와 금산에서 난 6년 근 수삼을 넣어 대추차를 만들어요.

 개업 몇 개월 만에 손에 관절염이 올 정도로 열심히 만들다 보니 여수나 순천에서 우리 대추차를 마시려고 손님들이 오기도 해요.

 저는 우리 카페의 대추차가 유명해져서 대추차를 마시려고 손님들이 줄을 서는 찾는 카페가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대추차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한편, 이영기 씨는 현재 남해군내 분재동호회에서 활동 열심히 중이다.

 오는 가을 열릴 예정인 ‘군민의 날 및 화전문화제’ 행사현장에서 그의 분재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