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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잔재 밀양 천황산 → 재악산 바꿔야”
“일제 잔재 밀양 천황산 → 재악산 바꿔야”
  • 장세권 기자
  • 승인 2019.08.1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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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우 밀양시의원 5분 발언 “지명 복원 시 적극 행정 촉구”
범국민운동에 1천여명 동의 두 차례 시도 국가지명위 부결
밀양시 단장면 산내면에 있는 천황산 명칭을 일제 잔재로 규정하고 옛 이름인 재악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재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천황산 표지석.
밀양시 단장면 산내면에 있는 천황산 명칭을 일제 잔재로 규정하고 옛 이름인 재악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재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천황산 표지석.

 일본과의 경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산내면에 위치한 ‘천황산’이 일제 잔재이며 명칭을 재악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영남 알프스 산군에 속하는 천황산은 서쪽 기슭에는 표충사, 북쪽 사면에는 천연기념물 얼음골이 있으며 산세가 수려해 삼남금강으로 불린다.

 과거에도 수차례 진행됐던 천황산 명칭 변경 움직임은 최근 밀양시의회로부터 본격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장영우 밀양시의원은 지난달 25일 열린 제211회 임시회 3차 본의회에서 ‘재악산 지명 복원, 밀양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으로 5분 발언을 했다.

 장 의원은 “조선총독부가 1919년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하나로 재악산을 천황산으로 지명을 개악했다”며 “또 1961년 정부가 경제 개발을 하면서 옛 재악산 제1봉(사자봉)을 천황산으로, 제2봉 수미봉을 재약산으로 고시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995년 밀양시가 경남도에 제1봉을 천황산에서 재약산으로 개명할 것을 건의했지만 경남도 지명위원회는 ‘재악산’이 타당하다며 밀양시에 재조사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밀양시는 ‘재악산’을 뒷받침하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재약산’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경남도를 거쳐 국립지리원(현 국토지리정보원)에 올렸다. 하지만 국립지리원 산하 중앙 지명위원회는 울산광역시 요구대로 “천황산이 맞다”며 경남도와 밀양시에 ‘유보’ 결정을 통보했다.

 2015년 4월에도 밀양시 지명위원회가 ‘재악산 산명 복원’을 의결해 경남도 지명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그해 12월 국가지명위원회에서 다시 부결됐다.

 그동안 향토사학자로 밀양시 지명위원을 역임했던 손흥수(78)ㆍ도재국(68) 씨와 소설가 정대재(72) 씨 등이 발기인으로 ‘재악산 산명 복원 범국민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운동에는 현재까지 1천200여 명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과 도재국 씨는 “1995년 6월 표충사 삼층석탑에서 출토돼 국가 보물로 지정된 ‘재악산 영정사(표충사) 삼층석탑 개수비’가 재악산 산명의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밀양시의 한 시민은 “자주 찾는 산의 본래 이름이 있고 현재 명칭이 일제의 잔재란 말을 들으니 하루 빨리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지리원 국가지명위원회 관계자는 “안건 심의 당시 오랫동안 사용해온 산명을 정확한 근거 없이 바꾸는 것은 맞지 않고 자료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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