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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한 동화의 나라 덴마크
아이가 행복한 동화의 나라 덴마크
  • 김성곤
  • 승인 2019.07.31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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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심리학 박사ㆍ독서치료전문가 김성곤

 

 너 나 없이 우리는 어릴 때 안데르센 동화를 고전처럼 읽으며 자랐다. 안데르센은 `인어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미운 오리 새끼` 등 수많은 동화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속에 꿈과 희망을 키워줬다.

 내가 자란 시골 마을에는 서점이 없었고 읍내가 10리 정도 떨어져 있어서 안데르센 동화를 꼭 학교도서관에서만 빌려 읽곤 했는데 누렇게 바랜 책 속에는 너무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읽었던 책을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인어공주와 왕자의 사랑이 맺어지지 못하고 물거품으로 변했을 때 어린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마음이 아려온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엄마가 됐을 때 우리 아이들에게 안데르센 동화를 읽어 줬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 전래동화와 더불어 안데르센 동화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동화를 들려줬는데, 아이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 스스로 동화 CD를 챙겨 들으며 자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가보고 싶었던 나라, 안데르센동화의 나라 덴마크 코펜하겐을 다녀왔다. 상인의 항구라는 뜻을 지닌 코펜하겐은 북유렵의 현관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핀란드를 거쳐 덴마크에 도착. 기내에서 저녁 식사를 했는데 코펜하겐에 내리자 8시간 정도 느려져서 다시 저녁을 먹었고 호텔에 투숙했다. 다음 날 아침 코펜하겐 외곽의 마을이 궁금해 룸메이트와 산책을 했다. 아침 이른 시간 조용한 바다를 볼 줄 알았는데 바닷가에는 이미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우리가 산책하는 동안에도 수영 도구를 챙긴 마을 사람들이 여기저기 나타났다. 이곳 사람들은 바다를 수영장처럼 활용하는 듯 보였다. 양산하고도 산골에서 자란 나는 바다는 놀러 가는 곳 그리고 여름이면 해수욕하러 가는 장소인 줄 알았는데…캬, 부러웠다.

 낙농 국가에 걸맞게 아침 식사는 다양한 치즈와 갓 구운 빵과 우유, 과일이 풍성했고 식사 후 예정된 S 유치원으로 향했다. S 유치원은 유아원과 유치원을 겸해 운영하는 곳으로 1957년에 허가받아 운영되는 62년의 전통이 있는 곳이었다. 친절하신 원장님의 설명과 안내로 우리는 유치원을 자유롭게 돌아 볼 수 있었고 교실 외에 실외 환경이 놀이터, 동물원, 캠핑장, 그네 등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친숙한 환경으로 구성돼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날 유치원에서 캠프를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은 자유롭게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선택해 활동했으며 획일적이지 않았고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교사의 태도와 아이들이 특별한 제재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모습에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유치원 교육은 초중등학교와 연계돼 교육과정이 이뤄진다고 했는데 덴마크의 의무교육은 7~16세이다. 16~18세에는 대학진학과 직업교육으로 나누어 교육이 이뤄진다.

 초중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은 10.7명(2017)이며 같은 반, 같은 담임교사를 3년 이상 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기 위주의 교육을 하는데 덴마크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직장인과 실업인구를 대상으로 국가에서 지원하는 재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다는 것이다(교육이 미래다 블러그, 네이버).

 유치원 견학을 끝내고 오후 시간 유명한 게피온 분수를 지나 인어공주 동상이 있는 바닷가로 향했다. 동상 앞은 수많은 사람으로 붐볐고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줄을 보고는 놀라서 인어공주 동상을 배경으로 멀리서 사진을 찍었다. 다음은 나하운 항구로 향했다. 카페들로 즐비한 거리는 평화로워 보였고 안데르센도 이 거리 20번지에서 동화를 쓰며 거주했고 최후의 2년을 이곳에서 보냈다고 한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자전거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잘 정리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많은 사람이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가이드 말에 의하면 전 국민이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해도 자전거 사고로 죽는 사람은 1년에 3명 이하라고 하니 질서를 소중히 여기는 덴마크의 거리 사정을 알 수 있었다.

 어린이 청소년의 행복지수 세계 4위(2018), 학업성취도는 세계 하위권인데, 창의성 지수는 높은 나라 덴마크, 창의성을 교육심리학 용어 사전에서 찾아보면(학지사) 새롭고 독창적이고 유용한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사고능력도 포함된다. 덴마크에서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낮에 축구를 하거나 취미나 여가 활동을 부모와 함께 즐기는 초중등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부모도 사회도 아이들이 친구와 가족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우선순위에 두는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의 창의성이 자라는 레고의 나라 덴마크. 디자인 산업이 많이 발전했고 세 발 의자도 덴마크가 최초라는데. 이런 결과는 거저 된 것이 아니라 부모와 교사, 사회가 함께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아이들을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고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워 준 결과이리라. 이번 방문에는 레고랜드를 다녀오지 못해서 여행을 다녀온 후 텔레비전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레고랜드를 봤는데 성처럼 꾸며진 곳에서 배우들이 동화를 극형식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다양한 물 놀이 시설을 만들어 가족들이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해 놓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전 세계의 주요 도시를 2천만 개의 레고로 만들어 놓은 곳에서 아이들은 행복한 꿈을 키울 수 있으리라.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는 어른들이 행복한 나라이기도 하다. 부자나라지만 여전히 골동품 시장이 상설로 열리는 검소한 나라 덴마크에서 나는 절약의 미덕을 덤으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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