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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문명국답게 괸리ㆍ보존 신경써야
기록 문명국답게 괸리ㆍ보존 신경써야
  • 경남매일
  • 승인 2019.07.0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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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 전 김해 장유 만세운동 주동자의 모친이 내방가사 형식으로 쓴 `김승태 만세운동가` 원본이 기증 14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료는 한국판 `안네의 일기`로 평가되고 있는 희귀하고 귀중한 우리의 독립운동 자료이다. 김해시에 기증한지 14년 만에 그 모습을 드러내 반갑고 기쁘기는 하지만 소중한 자료가 방치되다시피 관리됐다는 사실에 답답하다.

 우리나라는 세계가 위대한 인류 문화유산으로 인정하는 기록물을 보유하고 있는 기록 문명국이다. `조선왕조실록`이 그러하며 강화도 외규장의 `조선왕조 의궤`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드문 기록 유산이다.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것만 13건에 이르는 등 기록의 우리의 긍지가 되고 있다. 특히 김해시는 고구려 신라 백제와 견주는 가야라는 국가가 탄생한 곳이다. 가야국은 철기 등 우수한 문화를 가진 강력한 국가였으나 자료가 풍부하지 못해 탄탄한 역사적 고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김해시는 기록물 관리에는 타 지자체 보다 모범적이거나 선진적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기증된 기록물이 기록 보존실에 방치되다시피한 데다 더욱 어이없는 것은 기증 사실도 파악이 안되는 등 기록물 관리의 총체적 난국의 모습을 보여줘 실망이다.

  잘 관리하고 잘 보존할 능력이 없으면 기증을 받지 말아야 한다. 그나마 이광희 시의원과 이흥숙 교수, 김승태 선생의 손자인 융일씨 등의 문제 제기로 1년여 만에 경찰 조사 등 우여곡절 끝에 행정대봉투에 담겨 있던 자료를 찾아내 다행이다. 기증 14년 만에 지하에서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 자료에는 100년 전 김해 장유지역 독립운동가의 체포와 투옥, 재판, 석방 전 과정에다 어머니의 심정 등이 곁들어 있어 지역 독립운동사를 조명할 수 있는 소중하고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독일 금속 기술자 요하네스 쿠텐베르그가 금속활자로 성경을 인쇄한 것보다 13년 빨리 금속활자인 고려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기록 선진국이다. 기록 선진 문명국은 기록에서 그치지 않고 얼마나 잘 보관하고 잘 활용하는 것까지이다. 이번을 계기로 김해시는 물론 타 지자체도 지역의 역사인 자료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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