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는가
왜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는가
  • 이광수
  • 승인 2019.06.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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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소설가
이광수 소설가

 `한국의 보이그룹 BTS, 미국을 점령하다(BTS INVAISON)`. 미국의 유력언론들이 지난 1960년대 영국 비틀즈의 미국점령(BRITISH INVAISON)에 비견해 패러디한 말이다. 한국의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은 미국의 3대 대중음악상(빌보드 뮤직 어워드ㆍ아메리카 뮤직 어워드ㆍ그래미 뮤직 어워드)의 하나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 2017~2019년 3회 연속 톱으로 랭크된 가운데, 올해는 듀오ㆍ그룹 본상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시상식 공연에서는 본상을 4회나 수상한 전설적인 보이그룹 비틀즈를 오마쥬(hommage)한 퍼포먼스를 펼쳐 세계 각국의 BTS 팬덤 아미들을 열광시켰다. BTS는 지난 2013년 보잘것 없는 7인조 보이그룹으로 생소하고 조금은 거부감을 주는 `방탄소년단`이란 이름으로 출범했다. 그 보이그룹이 6년 후 세계 팝 무대의 성지인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했으니 경이롭기만 하다. 시상식 후 미국 LA, 시카고, 뉴저지 공연에 이어 남미 브라질의 상파울루 공연을 성공리에 끝냈다. 그리고 꿈의 무대인 영국의 웸블리구장에서 12만(2회 공연) 유럽 아미들의 떼창 속에서 감동적인 공연을 끝마쳤다. 이어서 프랑스 파리, 일본 2개 도시공연까지 예정돼 있다. 지난해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여러분 자신을 사랑하셔요)에 덧붙여 이번 투어공연에서는 스피커 유어셀프(SPEAK YOURSELF: 여러분 자신을 말하고 표현하셔요)라는 공연 투어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세계 팝계를 강타하고 있다. SNS를 통해 시시각각으로 전달되는 방탄소년단의 광풍은 신드롬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이번 공연 티켓 41만 장은 예매 시작 수십 분 만에 매진을 기록해 BTS 열풍은 가히 광풍 그 이상의 경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시아 작은 나라 한국에서 탄생한 7인조 보이그룹이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부르는 노래와 춤을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그대로 따라 하며 열창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BTS 신드롬에 대해 외국 학계의 연구와 함께, 국내 음악 평론가들의 연구ㆍ분석 책들이 이미 여러 권 발간됐다.


 영국의 전설적인 보이그룹 비틀즈가 미국의 대중음악을 점령한 사건의 배경에는 그 당시 시대적 아픔이 깔려 있다. 지난 1960년대 세계는 미소 양대 강국의 냉전이 극한 상태로 치달아 제3차 세계대전(핵전쟁) 발발의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었다. 그때 소련의 쿠바 핵무기 배치를 막은 뉴프론티어의 기수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는 댈러스의 비극이 발생했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월남전으로 수만 명의 미국 청년들이 죽어가자 베트남전쟁 철수를 주장하는 젊은이들의 반전운동이 미 전역을 휩쓸고 있었다. 한편, 흑백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앤티 레이시즘의 한복판에 서 있던 마르틴 루터 킹 목사(노벨 평화상 수상)가 암살되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처럼 지난 1960년대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 세계 각국 젊은이들이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실에 대한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보이그룹 비틀즈의 음악은 절망감에 빠진 청춘들의 아픔과 상실감을 채워주는 구원의 손길이 됐다. 시대적 상황이 비틀즈를 세계 팝계의 우상으로 만들었으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팝 역사의 전설이 됐다. 지금 세계 각국의 뉴스매체들과 음악 평론가들은 BTS를 제2의 비틀즈 탄생으로 높이 평가하며 주시하고 있다. BTS 신드롬에 대한 그들 나름의 분석근거는 바로 비틀즈 때와 비슷한 시대적 상황에 기인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소위 오포 세대, 사토리 세대로 불리는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 난민수용 문제로 파생된 정치적 혼란과 빈부격차의 심화로 꿈을 잃은 유럽과 미국, 남미 등 세계 각국의 청춘들이 BTS의 노래와 외침에서 구원의 메시지를 발견한 것이다. IT 강국답게 SNS를 통해 영상 세대를 겨냥한 실시간 쌍방 소통시스템 구축으로 아미(ARMY: 무기)라는 수백만 팬덤을 형성케 했다. 잘생긴 외모, 모범생의 반듯한 이미지, 현실적인 고통에 대한 비관보다 자기사랑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라는 긍정 메시지는 상처받은 그들의 영혼에 위로와 희망의 불씨를 심어 주고 있다. 또한 현란한 칼춤과 호소력 짙은 가사와 음악을 통해 아미들을 사랑한다는 열정의 표시는 그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비주얼한 영상 편집으로 아미 팬덤을 사로잡는 탁월한 연출은 유튜브 등에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업로드하고 공유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에 적절히 잘 피팅해 효과를 극대화했다. 그리고 아미들의 부모들조차 스캔들(마약ㆍ이성 문제 등) 없는 반듯한 한국의 보이그룹 7명의 매력에 매료돼 자녀들의 BTS 사랑을 적극 지원한 것도 주효했다. 앞으로 방탄소년단의 질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지금같이 초심을 잃지 않고 철옹성처럼 굳어진 아미 팬덤을 실망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비틀즈를 넘어서는 경지까지 이를 수도 있을 것이다. 전설로 회자되는 비틀즈의 높은 평가처럼 진정한 뮤지션의 경지까지 자신들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방탄소년단은 K-POP의 전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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