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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옥포조선소 현장실사 못 하나? 안 하나?
현대중, 옥포조선소 현장실사 못 하나? 안 하나?
  • 한상균 기자
  • 승인 2019.06.0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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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진입 실패 후 움직임 없어 과정상 필요 절차 아니지만
인수자 자존심 걸린 문제 강행 시 동시 파업 촉발 우려도
 속보=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이 지난 3일 대우조선해양 진입에 실패한 후 재시도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자 4면 보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현대중공업의 거제 옥포조선소 현장실사가 난간에 부딪쳤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실사 기간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4일까지로 정했다. 하지만 지난 3일 첫 현장실사가 대우조선 노조와 시민단체에게 저지당하면서 활동 계획은 틀어졌다.

 이후로도 노조 측은 현장실사단의 불시 진입 시도를 대비해 옥포조선소 정문 등지에 노조원을 24시간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첫 현장실사단 철수 후 일주일가량 지났지만 실사단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성과 없이 현장 실사 기한의 절반이 지나자 현대중공업이 현장실사를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현장실사는 인수과정에 꼭 필요한 절차는 아니다. 현장실사를 않더라도 인수 절차상 법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아파트, 주택 등 부동산을 매매할 때 매수인과 매도인이 협의해 매수인이 현장을 방문해 하자 여부 등 물건 상태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로 보면 된다.

 만일 노조 반발이 끝까지 이어질 경우, 현장실사를 건너뛰고 지난 4월 1일부터 2달 동안 진행한 문서 실사만으로 실사를 종료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현대중공업은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인수계약에 현장실사를 하는 내용이 들어 있고, 명색이 인수자인데 인수대상 기업의 노조 때문에 현장실사를 못 한다는 것에 대한 자존심도 걸려 있다.

 조선업계는 뒤늦게라도 현장실사가 진행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우선 대우조선 노조가 봉쇄를 풀고 현장 실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일체의 대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신상기 대우조선 노조 지회장은 “인수 철회가 없으면 현대중공업 사층과 만날 일이 없을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무리한 현장실사가 진행될 경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동시 파업 가능성도 상존한다. 회사 법인분할 주주총회 효력 무효를 주장하며 부분파업 중인 현대중공업 노조는 실사단이 공권력을 이용해 옥포조선소 진입을 시도하면 즉각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경찰 공권력에 기대 실사단이 옥포조선소에 들어간다 해도 대우조선 노조의 협조나 묵인이 없는 한 조선ㆍ해양ㆍ특수선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실사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현대중공업이 현장실사에 대한 대략적인 움직임도 없는 가운데, 옥포조선소 주변의 긴장감은 계속해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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