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만이 지니는 남명 조식 스토리텔링 ④
김해 만이 지니는 남명 조식 스토리텔링 ④
  • 하성자
  • 승인 2019.05.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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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자 김해시의원
하성자 김해시의원

남명 스토리텔링으로 실천적 지성인들이 다투어 융기하기를

퇴계 이황과 함께 성리학 큰 줄기


형이상학적 퇴계ㆍ현실개혁 남명

벼슬길 포기한 남명 부러워하기도

조선이라는 권력 얽매이지 않으며

백성에 대한 애민에 뚜렷한 족적

훗날 곽재우 등 의병 궐기 제자 양성

경과의 목숨보다 중히 여기는

늘 깨어있는 정신 지킨 위대한 학자



 조선시대 핵심가치인 성리학으로 명분과 도덕정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사림(士林)은 고려말 길재의 뒤를 이은 김종직에 의해 조선 초기 영남에서 형성되었다. 지리산 함양 일대에서는 김일손, 정여창을 배출했고 이후 16세기에 유학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에게로 이어졌다. 이 둘의 교우는 특별했다.

 흔히 남명을 퇴계와 함께 조선성리학의 두 줄기로 내세운다. 퇴계가 형이상학적인 이론의 해석과 그 논쟁에 관심을 보인 것과는 달리 남명은 현실개혁에 바탕을 둔 삶의 처세관과 실행에 철저했다. 이론과 담론에 빠지지 않는 실천 본위의 학문으로써 유학을 실현해 낸 남명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든 마시고 먹지 않는 자는 없다. 그러나 맛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공자 -

 벼슬길에 들지 않아 어떻게 벼슬살이 선비의 입장을 알 수 있으랴, 퇴계가 야인 선비 남명이 부럽다는 서한도 보냈다지만 남명은 어릴 때 본 벼슬의 험난한 뒤 끝에 허망함을 느껴 일찌감치 벼슬길을 포기한 인물이다. 나는 남명을 격하시킬 마음은 없다. 다만 시대의 일선에서 직을 맡아 이끄는 인물이 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한 점을 말하고자 한다. 남명은 벼슬에 직이 내려도 거부했다. 사실 그 시대 거부한다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공직은 없어도 사명을 짊어진 인물이 있으니, 남명은 그에 속한다는 사실에 집중하고자 한다.

 “남명은 일생을 통해 관직에 연연하지 않고 산림의 처사로 살아갔으나 잘못된 정치를 지적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단성현감에 제수되었을 때 사양하는 글 단성소(丹城疏)에는 그의 강직함과 기개가 그대로 배어 있다.” <옮긴 글>

 남명은 조선이라는 절대권력 하에서 체제에 얽매이지 않고 왕가에 대한 충성보다 백성을 위한 애민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남명을 알아가노라면 놀라움이 누적된다. 시대를 초월한 민본주의, 그는 왕권을 절대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으며 먼저 백성이 있고서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고 나서 임금이 있다는 관점을 지녔고 그 바탕 위에 체제의 왕도가치를 논했다. 민암부를 읽으면 오늘날 민주주의적 개념과 상통하는 사상이 있다. 경상대학교에서 발간한 ‘남명집’에 실린 ‘민암부’는 남명 민본사상을 한 눈에 알게 해 준다.

 “임금이 배라면 백성은 물이라, 물은 배를 띄우는 원동력이지만 때로는 물살이 배를 뒤엎기도 한다며 백성을 떠난 왕권은 종이배에 불과하다.”

 민본을 바탕으로 한 교육의 결과 남명의 학덕을 계승한 곽재우 정인홍 등 제자들이 임란 때 적극적으로 궐기해 국난극복의 선봉이 됐다. 남명이 열 한 번이나 올랐다는 지리산, 지리산은 영. 호남을 가르는 장벽이 아니라 영ㆍ호남 남명 제자들 소통의 장이었다. 남명사상은 의병활동의 정신적 근거가 돼 주었고 임란 당시 삼남 일원 9천여 명 의병 가운데 남명의 제자들이 모은 의병이 7천명에 달했다는 것은 남명사상이 실천궁행으로써 위대한 가치를 지녔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평생을 경(敬)과 의(義)를 목숨보다 중히 여기고 실천하면서 남명이 그렇게 꼿꼿이 살아갔던 의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위대하다. 남명이 차고 다녔던 칼 ‘경의검’(敬義劍), ‘성성자’(惺惺子)라는 방울, 남명은 움직일 때마다 방울소리를 들으면서 늘 깨어있는 정신을 지키려했다. 의식이 깨어있는 시민, 남명과 같은 실천적 지성인들이 이곳 김해로부터 다투어 융기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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