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노무현 대통령과 봉하마을
영화 속 노무현 대통령과 봉하마을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9.05.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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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락 사회부 기자
김용락 사회부 기자

 열 번을 돌아 또다시 오월이다. 김해 전역에 식재된 이팝나무의 하얀 꽃이 저물 즈음. 평소에도 노오란 봉하마을은 더욱 짙은 노란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어느덧 10년.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에서 접히는 휴대폰이 출시될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그리움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된다. 상업영화에서 그는 꾸준히 추억되며 소비된다. `변호인`, `광해, 왕이 된 남자`, `더 킹`. 흥행에 성공한 세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하거나 오마주한 영화다. `더 킹`의 한재림 감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현대사에 대한 트라우마가 모티브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변호인`에서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송우석은 노 대통령을 빼다 닮았다. 주요 사건도 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부림사건을 다루고 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배우 이병헌(극 중 하선)은 기득권 챙기기에 바쁜 대신들에게 "부끄러운 줄 아시요!"라고 호통치며 노 대통령의 연설을 오마주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06년 전직 국방부장관들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반대하자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호통쳤다.


 많은 사람이 노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에서 답을 알 수 있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노무현과 바보들`은 노 대통령과 함께한 이들의 기억으로 채워진 영화다. 인터뷰이들은 각자의 바람이 노 대통령을 통해 실현되는 것을 보고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한 시민은 "우리의 행위는 달걀로 바위 치기였다. 근데 하다 보니 `진짜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외에도 과거 노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삼은 다큐멘터리 영화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노무현입니다`가 있다. 두 영화는 각각 지난 2000년 부산 총선에 출마한 노무현과 2002년 국민참여경선 과정을 담았다.

 인사유명(人死留名).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노 대통령은 그의 정신을 남긴 듯 하다. `국민참여`와 `사람 사는 세상` 등을 중심으로 하는 노무현 정신은 지금도 회자되며 중요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인생을 3막으로 함축해 그가 남긴 과제를 살펴 본다면, 대통령 당선 전(1막), 대통령 임기 중(2막), 대통령 임기 이후(3막)로 나눌 수 있다. 1막에서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힘썼고, 2막에서는 사법 개혁ㆍ지방분권을, 3막에서는 친환경 생태마을 형성을 꿈꿨다.

 노무현재단은 올해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의 표어를 `새로운 노무현`이라고 밝혔다. 과거 10년간 애도와 추모의 시간을 가졌으니 시대적 과제를 재발견하고 사람 사는 세상을 실현하자는 뜻이다.

 그리고 5월 15일 `새로운 노무현`의 의미를 관통하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친환경 생태마을로 재창조된 봉하마을의 사계를 담은 진재운 감독의 `물의 기억`이다. 지금까지 영화들은 노 대통령을 추억했다면 이 영화는 노 대통령이 꿈꿨던 미래를 이야기한다.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어릴 때 개구리 잡고 가재 잡던 마을을 복원시켜 아이들한테 물려주는 것이 제일 좋겠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바람을 이루기 위해 퇴임 후 봉하마을에서 하천 쓰레기를 줍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어 농약과 화학비료를 재배하던 쌀농사도 친환경 생태농업 방식으로 변경했다. `물의 기억`은 KNN 다큐멘터리 팀이 지난 1년간 노 대통령이 변화시킨 봉하마을의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담았다. 다양한 생명체들을 마치 현미경처럼 담아 느낄 수 있는 역동감 속에는 화학 성분이 첨가되지 않은 깨끗한 흙과 물이 건강한 생태계 순환을 도와 바른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생명 농법도 녹아있다.

 오는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이 엄수된다. 이날이 아니더라도 봉하마을을 찾아 그를 추억하고 그가 남긴 생태 마을을 온몸으로 느껴보자. 잘 갖춰진 마을은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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