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를 스치는 검은 바람, 아니 어쩌면 흰색 바람인지도 모른다. 어쩌다 어둠의 모퉁이에서 헤매고 방황하는 사이 스멀스멀 변질됐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검게 어둠의 공간만 겹겹이 연출된다. 그 어느 곳도 밝은 면은 보이지 않고 음흉하고 칙칙하게 변색된 악마의 화신인 양 우리를 마비시킨다. 어떻게 보면 듣기 좋은 천상의 소리로 둔갑한다.
그래도 오래지 않아 가장된 진실(眞實)로 치부돼 환상의 그림자를 연출해 내는 이력이 있다. 진정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
여당의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밀어붙이기식 강행 통과와 반대파의 극렬 대립으로 온 나라가 아수라장으로 화해 난장판 정치가 창궐했다.
무엇이 정의(正義)인지 불의(不義)인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진실과 양심은 허상이 돼 꼬리를 내리고 악마의 화신으로 다가온 파우스트의 궤변만이 오늘 우리를 지배한다.
현 정권의 도덕적 이중 잣대는 날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있다. 자신들의 주장과 행동이 다른 `도덕적 이중성`은 가히 도를 넘어 오불관언(吾不關焉)의 경지에 이르렀다. 자신의 두 자녀는 외고에 보내놓고 외고 폐지를 주장하는 인사, 양반제도 폐지를 "양반 출신이 주장할 때 더 설득력이 있다" 또한 "강남에 살아보니 일반 국민들이 강남에 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라는 고위공직자를 비롯해 엄청난 투기를 했는데 "자신은 모르고 그 아내가 했다"라고 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참으로 뻔뻔하고 무책임한 회피성 발언들.
"집 3채가 흠이냐", "3천500만 원짜리 포르쉐가 무슨 문제냐"라고 받아치는 고위 인사들의 도덕적 일탈에 할 말을 잊게 만든다.
설사 정말로 자신의 아내가 한 행위일지라도 올바른 인성을 가진 참모라면 "모든 건 저의 부덕의 소치입니다", "국민들께 죄송합니다"라고 하며 본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대통령 의중을 떠나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닌가.
고양이에 생선 맡긴 꼴이 돼 버렸다.
그들은 그들 자신이 행한 도덕적 일탈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에 `도덕적 이중잣대`로 정당화하려 한다. 지난 과거를 들추고 타인을 공격함으로써 그들 자신의 심각한 과오를 묻으려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현 정권의 오만과 독주는 참으로 가관이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거부하는 인사를 무소불위(無所不爲), 안하무인(眼下無人) 마이동풍(馬耳東風)으로 임명시키고 인사 실패와 독주에 대한 질문에 "평화의 물길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다"고 동문서답으로 일관, 이 나라 이 땅에 어느 누가 남과 북의 평화를 반대하겠는가? 다만 그 먼 길을 가는데 각자의 견해차이는 엄연히 존재하는 법, 그 부분을 상호 협의하고 공감하는 실질적인 평화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는 이미 나락으로 떨어져 20여 년 만에 최악인 마이너스대로 추락, 공무원 연금부채가 곧 1천조대에 이르며 지난해보다 세금이 25조 원 더 징수됐음에도 나라 부채는 1년 새 127조 원 증가, 총 나랏빚이 1천700조 원에 육박한 현실임에도 이 정부는 공무원 17만 명을 증원하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출산율이 0.98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인 나라에서 저 엄청난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가.
공무원 증원은 수많은 공시족(公試族)을 만들어 국가적 낭비 또한 엄청나 41만 명 공시족 중 합격률은 1.8%에 불과해 나머지 98%의 젊은이들은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는 현실.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만 해도 연간 약 17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과연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있는가? 최고 권력자의 말 한 마디에 법과 절차는 헌신짝처럼 던져지고 지난 과거로 회귀 입법ㆍ행정ㆍ사법의 3권분립 의의마저 퇴색돼가는 현실로 과거를 들춰내 분노를 촉발시키고 그 대중의 분노에 야합하는 공권력의 작태야말로 `폭력`이 아닌가? 지도자의 의식이 바뀌고 중심이 서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위하고 자유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오만과 편견으로는 결코 바른길로 갈 수 없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지난 1789년 보리스 피에르의 프랑스 대혁명의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고 갈파한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이 귀에 울린다. 기해년(己亥年)의 봄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시샘하는 그 찬란한 `봄`을 다시 봤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