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1:28 (금)
네 탓 내 탓, 우리 모두의 탓이오
네 탓 내 탓, 우리 모두의 탓이오
  • 이문석 기자
  • 승인 2019.05.0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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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석 지방자치부 부장
이문석 지방자치부 부장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에 부풀어 현 정부에 성원을 보냈던 것이 엊그제 일이다. 또한 그들도 촛불혁명의 정신을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국민 앞에서 공언도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지도자들의 민심을 악용한 정략적 판단으로 언행일치가 안 되는 잘못된 행태에 대해 실망하고 있고, 이럴 거면 진보나 보수가 뭐가 다르냐며 우려와 질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누구 하나 반성의 기미를 보이거나 사과 한마디 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고 다수 국민의 뜻에 반하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부정적 인식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지난 정권, 전임자의 잘못이라고 탓을 돌리면서 속 시원한 대안 하나 내놓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가까운 예로 최근 통계청이 새롭게 공개한 소득분배지표에서는 지난 2011~2017년 사이의 한국의 분배상황이 개선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 정부의 경제 관료들은 과거 보수 정권에서 소득분배가 지속적으로 악화됐기 때문에 소득주도 성장이 필요했다고 상반된 억지 주장을 하고 경제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있어 안타까운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보수와 진보정권을 가리지 않고 복지 확대 정책을 펼쳐 온 것이 문제이자 요인이었으나 보수 정권에서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진보세력의 주장은 그런 경제정책 요인을 제대로 감안하지 못한 것"이라는 경제학전문가의 지적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또한 반칙과 특권도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 대통령께서도 지난달 9일 국무회의에서 "특권층끼리 결탁 담합 공생해 국민의 평범한 삶에 좌절과 상처를 주는 특권과 반칙의 시대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게 바로 그런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반칙과 특권이 난무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져 이제는 어떤 경우라도 반드시 바로잡아 줬으면 하는 것이 국민들의 바람이 아닌가 한다.

 아울러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는 공직자나 정치지도자들의 부도덕한 행태도 반드시 끊어 내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를 최우선 잣대로 삼아 적폐를 청산하고 책임정치를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되뇌이면서도 편향적 사고에 사로잡혀 국민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결정을 반복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남의 탓으로만 돌리거나 위법도, 불법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며 따져 드는 잘못된 인식과 낯 뜨거운 변명은 반드시 종식시켜야 할 적폐 중의 적폐가 아닌가 한다.

 이런 잘못된 인식과 행태가 누적되면 정부도 지자체도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현 정부의 통계청이 발표한 소득분배지표에도 불구하고 보수 정권의 탓으로만 돌리고 스스로의 정책 판단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는 행태나 지난번 음식 쓰레기 대란처럼 농진청과 환경부의 안일한 대처와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의 마음에는 기대와 희망은 없고 상처와 절망만이 남지 않을까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이래서 어느 시대나 책임정치, 책임 행정을 강조해 왔지만 리더의 독선과 완장의 폐해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 아닌가 한다.

 이렇듯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잘못된 행태가 자치단체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어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되돌아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고장의 사활이 걸린 갈사와 대송산업단지 개발 등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개발은 정부의 남해안발전계획과 연계한 국책사업으로 국무총리가 참석한 기공식을 갖고 시작된 사업임에도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며 전임자에게만 책임을 돌리고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공사재개를 선언했음에도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는 현실에 대해 뭐라고 설명할 것인지 답답하고 궁금해진다.

 물론 전 정권이나 전임자의 명확한 잘못이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 하고 잘못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모든 잘못을 전 정권, 전임자에게로 탓을 돌리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은 정치지도자나 리더의 덕목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지금 시대는 모든 것을 인정하고 소통하면서 스스로 책임과 본분을 다하는 용기 있는 리더가 필요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리더가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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