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던 것은 이미 지난 시절의 이야기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일을 미덕으로 여기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일 중독자(워커홀릭ㆍworkaholic)`라고 부른다. `일 중독`은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중독`처럼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일 중독은 간단히 말하면， 오직 일만이 정신적으로 지탱할 힘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일에 대한 집념이 강하고， 강박관념이 강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나름대로 특이한 시간 개념이 있고， 일 자체가 자존심의 모체가 되므로 오로지 일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며， 휴가나 휴식을 취할 때는 금단현상이 나타난다. 또 일에 대해서는 거절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이로 인해 소화기 계통의 질병， 고혈압， 위장병， 우울증， 강박증 등 질병이 생기기 쉽다. 알코올이나 약물중독과 마찬가지로 일에 집중하게 되면 벗어나기 힘들어 건강을 해치기 쉬우며， 가족 및 대인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 그래서 전문의들은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6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1년에 1주일 이상은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 휴식을 취하라고 처방을 한다.

　이런 `일 중독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여유를 가져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여유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지혜와 전략이 필요하다.

　여유는 가진 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유는 음식이나 공기， 물과 같이 필수적인 것이다. 여유란 `시간`， `에너지(영적인ㆍ감성적인ㆍ대인관계ㆍ육체적)`， `재정` 등의 영역에서 필요한 분량을 누리면서 동시에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필요에 반응할 수 있는 상태이다. 한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여유의 양은 제한돼 있다. 따라서 의도적인 전략이 있어야만 여유를 유지하는 데 성공할 수 없다. 여유를 유지하는 일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여유를 가지기 위해서는 먼저 일과 나머지 시간 사이에 시간적， 공간적 분리를 분명하게 해 두는 것이다. 일을 직접 손에 들고 집으로 가져오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생각 속에서 일을 집으로 가져오는 것도 심각하다. 당신이 일로부터 분리되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 당신 주변의 사람들 특히 당신의 가족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생각해 보라. `일이 너무 많다. 일을 잘 처리하지 못했다. 일이 너무 어렵다. 시간에 쫓긴다` 등의 염려와 걱정거리가 있다면 하루의 일을 마무리하기 전에 잠시 조용한 시간을 가져라.

　그리고 해야 하는데 하지 못했거나 혹은 완성되지 않은 채 남겨둔 일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찜찜한 마음이나 죄책감을 다루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경험하는 죄책감에는 진짜와 가짜가 함께 있다. 참된 죄책감은 실제로 무엇인가 잘못했기 때문에 우리 양심이 찔리는 것이다. 하지만 거짓 죄책감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 습관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스스로 갖는 죄책감을 의미한다.

　끝으로， 현재의 일과 새로운 일이 주는 압박감과 요청과 요구들을 지혜롭게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일들의 목록을 만들고 가치에 따라 중요도를 표시하라. 그런 다음 이 목록을 기준으로 해서 이번 주에 당신이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습관을 가져라. 집중해야 할 것과 포기해야 할 것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일의 리듬을 탈 줄 알아야 한다. 아직도 힘이 드는 책임이 남아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살펴보라.

　여유를 유지하는 것은 바로 내 책임이다. 이 부분을 다른 누구에게 미룰 수 없다. 만약 내 일정과 압력을 관리ㆍ통제하지 않으면 일들이 나를 통제하게 될 것이다. 내가 가진 힘에 지나치게 일을 하려고 하고 있다면 아마도 그 일은 결국 나를 망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여유가 없는지， 혹시 내가 여유가 없어서 가족들이나 주변의 관계가 망가지지는 않는지， 자신과 주변을 자주 돌아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