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0:22 (금)
함양 군민들의 질서 의식만 탓하지 마라
함양 군민들의 질서 의식만 탓하지 마라
  • 김창균 기자
  • 승인 2019.04.1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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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균 지방자치부 부장
김창균 지방자치부 부장

 최근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도시교통체계 구축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즉 자동차 위주의 교통정책에서 대중교통과 녹색교통의 이용 증대를 위한 교통시설의 정비 및 서비스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이용을 억제해 교통량을 줄이고자 하는 교통 수요 관리정책에 많은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공영주차장의 유료화 추진은 교통 수요 관리정책 중 주차수요관리기법에 해당하며 주차 상한제 및 불법 주차 단속 강화 등과 같이 주차공간을 제약함으로써 자가용 승용차의 이용을 억제하는 것과 달리 주차요금의 인상을 통한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기법에 해당한다.

 최근 함양군에서는 공영(노상)주차장 유료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노상 주차장은 자동차의 주차를 위해 도로의 노면 또는 교통광장의 일정한 구역에 설치하는 시설로서 일반의 사용을 위해 마련된 것을 말하며, 함양군 공영(노상)주차장의 유료화 비율은 같은 규모의 도시에 비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함양읍 시가지 공영(노상)주차장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장기주차차량, 노상에서의 영업 행위, 물건 적치 등 주차 공간 사유화, 시가지의 주차난 가중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보건소∼낙원 사거리 구간(함양 시장 주변)은 상업지역 내 상점주 및 종사자들이 오전부터 장기주차를 하고 있어 주차회전율이 매우 낮으며 공영주차장 본래의 취지에 어긋나고 주변 이면도로상의 불법 주차 또한 심각하다.

 이에 함양군에서는 내 집 앞 `주차장을 비워드립시다`라는 슬로건으로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한 홍보와 계도로 군민들의 자율적 실천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주차 행동의 변화와 불법 주차에 대한 군민들의 기초 질서 의식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질서를 지키면 나만 손해 본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질서 의식`이란 질서를 지키려는 생각과 이에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살아가는데 나를 포함해 모두의 행복을 위해 지켜야 하는 기본 질서를 말한다. 질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킴으로서 사회가 공정하고 형평성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미국 사람들이 질서 의식과 양보 정신이 높아 교통신호나 교통경찰의 수신호 없이도 차량 소통이 원활한 것으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히 미국인의 양보 정신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의 도로에는 주택가 골목길에도 교차로에는 페인트로 칠해진 정지표시가 있어 교차로에서는 정지 표시에 따라 장애물 여부를 불문하고 일단 정차해야 하며 위반 시 거액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일단 정차된 차량은 좌우를 살펴 장애물 여부를 확인한 후 재출발해야 하는데 사거리 교차로의 경우 먼저 도착한 차량에 우선권이 있고 동시에 도착한 경우에는 우측 차량이 먼저 지나가도록 양보해야 한다. 따라서 교통신호 고장 등 비상시에도 교차로에서 모든 차량이 일단 정지 후 도착 순서에 따라 한 대씩 통과하므로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이를 단순히 미국인은 질서 의식 및 양보 정신이 높은 데 반해 우리 국민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국민에게도 이와 같은 정지 표시 제도를 도입한다면 미국과 마찬가지로 비상시에 교차로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법과 제도를 그대로 놓아두고 국민들의 질서 의식, 양보 정신 결여만을 탓함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함양군은 군민들의 자발적 동참과 의식전환에만 의존하지 말고 주민 생활 패턴의 변화에 따른 지속적인 자동차 증가로 인한 함양읍 시가지 도로변의 극심한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공영(노상)주차장 유료화를 실시해야 한다.

 노상주차장의 유료화는 특정 이용자의 장기주차와 주차요금의 부과에 따른 불필요한 자가용 승용차의 이용을 억제해 녹색교통의 이용을 증대시키고, 노상주차장 회전율을 높여 군민 누구나 필요할 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잠시 주차는 무료로, 장시간 주차는 요금을 부담`해 군민 모두의 주차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그리고 전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주변 이면도로에 대한 불법 주차 단속의 강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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