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가야마루 시그니처 밑반찬 3대
1. 감칠맛이 일품인 가지 튀김
2. 맛 좋은 보약 백김치
3. 새콤하고 아삭아삭한 장아찌
특별한 점심 메뉴 3대
1. 여수 돌게로 담은 간장 게장
2. 마늘 향 폴 폴 풍기는 불고기 정식
3. 채소ㆍ버섯 만난 한우버섯전골 특선
여름 입맛 사로잡을 신메뉴 점심 특선으로 보리굴비 선
젊은 층 위해 가격 현실화 ‘옛것도 맛있다’ 알려주고 싶어
김미옥 대표 쉬는 날 전국 맛집 찾아 맛 탐색
음식에 내 인생 걸었기에 밑반찬 하나에 정성 담았죠
지난 26일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김해시 어방동에 위치한 봄 내음 물씬 풍기는 맛집 ‘가야마루’에 들렀다. IMF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고 얼마 지나지 않은 그때 그 시절, 서른다섯이었던 김미옥 씨는 조금 이른 나이에 고깃집 대표가 됐다. 고운 얼굴과는 달리 그녀의 손은 17년 노력과 정성이 고스란히 베어있다. 그녀는 하루에 4~5시간씩 자며 모든 걸 고깃집에 걸었다고 했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언양불고기 전문점에서 11년의 노하우를 쌓아 가야마루의 새로운 대표가 된 지는 어언 7년. 한우 전문점답게 가야마루의 고기는 최상급 2++암소다. 매번 최상의 고기를 손님상에 올릴 수 있는 데는 그녀의 가족이 한몫하고 있다. 그녀는 도축장에서 3년 정도 근무하면서 쌓은 경험과 영지축산 유통업에 종사하는 친동생 덕에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번 신선한 암소를 받아 손님상에 내놓는다.
전라도 여수에서 배를 타고 1시간가량 들어가야만 진입할 수 있는 소리도 출신인 김 대표가 거느리는 직원들의 시댁도 공교롭게 모두 전라도라, 여수 돌 게와 고소한 완도 김과 같은 신선한 지역 특산물을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으로 받아 밑반찬으로 올린다.
그녀는 눈뜨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가야마루’라고 했다. 김 대표가 차린 한 상 차림을 맛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영롱한 선홍빛을 내는 살점 속에 눈꽃이 내린 듯 마블링이 꽃 핀 소고기와 알짜배기로만 채워진 밑반찬은 어느 하나 놓칠 것이 없다. 2++암소를 한입 가득 넣자 메말랐던 입속은 육즙으로 촉촉이 물들었다. 아무리 육류파라도 고기를 배불리 먹다 보면 속 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느글거림을 참기 힘들 때가 있다. 가야마루는 느글거림을 느낄 새가 없다. 가야마루의 3대 밑반찬 시그니처 메뉴를 정해봤다.
△감칠맛이 일품인 가지 튀김= 큼지막하게 썰려 반지르르 윤기를 내는 가지튀김을 한입 베어 무니 마치 고추기름으로 볶은 듯 고소함과 매콤한 감칠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김 대표는 고추기름이 아닌 비법 소스로 가지를 버무려 기름에 볶는다고 했다. 경기가 침체되기 전, 제조업체 외국인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룰 때 일본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 가지튀김이라고 했다. 일본 손님 중에서는 ‘한국을 방문해 다양한 음식을 먹어봤지만 가지튀김처럼 입맛을 사로잡은 음식이 없었다’고 말했다며 그때 당시의 일화를 자랑스럽게 들려줬다.
△맛 좋은 보약 백김치= 비법 마늘 양념으로 신선한 배추를 절여 2달 동안 숙성시키면 노란 빛깔의 건강한 유산균을 보글보글 품은 백김치가 탄생한다. 마늘 향을 폴 폴 풍기는 언양불고기를 싸 먹으면 그야말로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새콤하고 아삭아삭한 장아찌= 제철 채소로 철마다 다른 장아찌를 손님상에 내놓는 가야마루를 방문한 이날에는 돼지감자와 케일 장아찌가 올라와 있었다. 한입 크기로 잘린 돼지감자를 먹자 새콤한 맛과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에 눈이 동그래졌다.
그밖에도 일주일에 3번 이상은 꼭 새벽시장에 들러 신선한 제철 채소를 고르는 부지런한 김 대표 덕에 이날에도 역시 부드러운 초벌 부추 무침과 봄 내음 향긋 풍기는 취나물을 맛보는 호사를 누렸다.
밑반찬 하나하나 적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의 정성이 들어간 가야마루의 음식에는 김 대표의 음식에 대한 애정이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그런 그녀가 요즘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고 한다. 단골 위주의 가야마루 고객들을 위해 새로운 메뉴개발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며 “다가오는 여름에 입맛 없는 손님들을 위해 보리굴비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광주의 모 보리굴비 전문점을 수소문해 찾아가 사장에게 직접 비법을 전수 받았다”고 했다. 쉬는 날마다 짬을 내 배운 그녀는 보리굴비 손질 비법을 알려주며 매우 들떠있었다. 김 대표는 “굴비는 배를 갈라 지느러미 쪽으로 칼질을 한 다음 뼈를 발라내 돌려내면 생선모양 그대로 톡톡 살만 발라 손님들이 먹기 쉽게 상에 올릴 수 있다”고 설명해다.
김 대표는 고깃집 17년의 내공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늘 음식에 대한 생각으로 바쁘다. 그녀는 쉬는 날이면 그동안 작성해 놓은 전국 방방곡곡의 맛집 리스트를 도장 깨기 하듯 들른다고 했다. 친구들과 함께 가면 다 먹지 못해도 그곳의 시그니처 메뉴를 모두 주문해 눈으로라도 꼭 담아온다고 했다. 김 대표와 얘기하는 내내 그녀의 음식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남다르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가야마루에는 특별한 점심 메뉴 3대 대장이 있다.
△그녀의 고향에서 공수한 여수 돌게로 담은 간장 게장= 황기와 대파를 겹겹이 쌓아 조미료를 대신해 감칠맛을 낸 가야마루 표 간장게장은 여수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바닷물이 차가울 때와 따뜻할 때 달라지는 게딱지의 딱딱함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게장 조리법에 따라 사계절 내내 맛있는 간장게장을 점심에 한정해 맛볼 수 있다.
△마늘 향 폴 폴 풍기는 불고기 정식= 등심을 얇게 썰어 손님이 주문하는 즉시 비법 마늘 소스에 버무려져 그때그때 상에 오르는 언양 불고기. 좋은 고기를 써 그만큼 자신감 넘치는 김 대표는 주문 즉시 비법 소스로 양념해 손님에게 대접한다. 팽이버섯과 백김치와 불고기의 조합은 별 다섯 개 궁합이다.
△한우버섯전골 특선= 점심때만 제공되는 즉석 밥에 한우버섯전골로 허한 속을 달래보자. 싱싱한 채소와 탱탱한 버섯이 한우와 만나 내는 칼칼한 국물은 그 어떤 보양식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다.
누군가 한국인의 디저트는 밥이라고 그랬다. 작업하고 남은 자투리 고기로 육수를 내 깊은 맛을 품은 된장찌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냉이가 들어갔지만 이날에는 시래기가 들어갔다. 고기를 먹고 속이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면 자글자글 가야마루 표 된장찌개를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한다. 니글거림 없는 완벽한 한 끼를 대접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 대표는 “젊은 층에게 ‘옛것도 맛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젊은 손님들을 위해 점심 특선 가격도 특별히 적절하게 측정했으니 많이 들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가야마루에는 단골 위주의 손님들이 김 대표의 곁을 길게는 10년 이상 지켰다. 아무리 맛 좋은 음식이라도 어떻게 한결같이 17년 동안 같은 음식만 먹을 수 있겠는가? 다음번 쉬는 날에는 강원도에 유명한 맛집에 갈 예정이라는 김 대표는 “배운 요리를 직접 해보고 나만의 스타일로 완성하는 것이 중요해요”라고 말했다. 또다시 이곳을 들릴 때쯤이면 여름 향기 풍기는 제철 밑반찬이 기다리고 있겠지? 건강하고 맛 좋은 음식을 밥상 위의 예술로 만드는 김 대표의 손맛이 벌써 그리워지려고 한다.
가야마루/김미옥 대표/김해시 인제로 51번길 6/055-331-8892/10:00~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