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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카이캐슬` 우리의 교육 현실
드라마 `스카이캐슬` 우리의 교육 현실
  • 노동호
  • 승인 2019.04.01 2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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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호 하동문화원장
노동호 하동문화원장

 교육이 백년대계라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은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태풍 속의 찻잔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혼란 속에 빠져들고 있어 우리의 교육정책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교육 양극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통계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수십억 원의 사교육비를 쓰고 최고의 학벌을 얻는 불합리한 내용의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우리의 교육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 교육계의 경종을 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초ㆍ중ㆍ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사교육비의 총액은 1년 전보다 4% 이상 늘어난 19조 5천억 원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5배 이상의 사교육비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는가 하면 지난 2007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평균 액수와 증가 폭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난해 학교급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 현황은 고등학생이 32만 1천원으로 전년 대비 12.8%가 늘어 중학생 31만 2천원을 뛰어넘었으며 이런 현상은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수능을 개편한 것이 풍선효과로 이어진 일관성없는 교육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에 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8월 정부의 개편안인 `수능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은 수능 관련 사교육 시장에 불을 지피는 것이라며 입시경쟁 완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치솟는 사교육비는 정부의 오락가락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으며 툭하면 바뀌는 입시제도에 불안해진 학부모들이 사교육 현장의 공포 마케팅에 지갑을 열면서 사교육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런 사교육의 양극화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다양한 계층에서 사회가 필요로하는 인재가 배출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구조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지울 수 없다.

 그동안 교육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사교육을 줄이는 노력을 해왔다고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고 정부가 교육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공론화 과정에서 많은 의견이 충돌해 실효를 거두지 못함으로써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고 높은 사교육비는 소비 활성화와 은퇴 준비의 걸림돌이 되는 등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된 만큼 교육부는 망국병 사교육 치유를 위한 로드맵을 서둘러 내놓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특히 부모 세대의 경제적 격차가 사교육비 격차로 이어지고 자녀 세대의 학벌을 결정하는 불합리한 시스템은 반드시 개선돼야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만큼 교육제도와 함께 고용, 복지 등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 사교육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와 교육전문가들의 주장도 흘려듣지 않았으면 한다.

 아울러 지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인재를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불합리한 제도에 묶여 인재양성의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정부와 대학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을 다루는 역량은 누구나 다 알아야 하는 소양에 해당될 뿐 아니라 이러한 역량은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을 접하는 오늘날 학생들에게는 필수 덕목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지금은 모든 학문 분야에서 데이터를 다루고 있고 앞으로는 AI가 전 영역에 걸쳐 들어오게 되므로 AI와 소통하는 능력이 외국어 능력 못지않게 중요해진 시대가 됐다는 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대학에서는 교수 자신이 가르치는 내용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학생들이 AI 시대에 성공할 수 있는 교육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AI 시대의 교육은 20세기 교육과는 달라야 하고 사회 구성원이 원하는 교육을 해주는 것이 교육자의 사명이고 책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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