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4:37 (금)
중복 감사로 얼룩진 양산 문화계 선거
중복 감사로 얼룩진 양산 문화계 선거
  • 임채용 기자
  • 승인 2019.03.1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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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용 지방자치부 본부장
임채용 지방자치부 본부장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일컫는다. 하지만 선거가 부정선거로 얼룩지는 등 꽃이 아닌 새로운 갈등 내지는 갈등의 불씨로 자리 잡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달 초 지회장 선거를 끝낸 양산 예총이 당선자와 낙선자의 갈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지부장 선거에는 연임에 나선 전임 지부장과 초선의 새 당선자와의 경합에는 불과 3표 차로 승패의 결과가 나오면서 풍파가 예고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예총 양산시지부는 지난 14일과 15일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경남도연합회와 예총 중앙회로부터 잇따라 감사를 받았다. 감사는 지난달 8일 치른 양산 예총 임원 선거에서 지부장 선거에 낙선한 측의 요구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총 도연합회에 이어 예총 중앙회가 잇따라 감사를 하자 예총 양산시지부는 이들 상위기관의 집중 감사에 업무가 마비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문제는 감사가 이중삼중이라는 지적이다. 예총 도연합회에 이어 예총 중앙회가 직접 감사에 나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절차상 심각한 하자의 우려가 없지는 않다. 순서상으로는 도연합회 감사 결과에 따라 중앙회가 감사를 벌이는 것이 이치상 맞다. 그러나 하루 차이로 상위기관의 감사가 이뤄진다는 것은 중복 감사 등 절차상 문제가 내포돼 우려스럽다. 이 때문에 예총 중앙회가 하위기관인 예총 경남도연합회를 제친 이른바 패싱 논란을 사게 됐다.

 예총 양산시지부는 지부장 선거 후 낙선자 측에서 선거 과정 상에서 불거진 문제점과 의혹점을 예총 경남도연합회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결국 감사를 받게 됐다. 뜬금 없는 한국예총의 감사 개입으로 예총 경남도연합회의 불쾌감은 이미 극에 달해 있다. 양산 예총 산하 8개 단체 중 5개 단체는 선거 후 예총 양산시지부의 분열을 우려해 자발적으로 `양산 예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비상대책위는 지난 12일, 15일 예총 경남도연합회와 한국예총 방문 감사를 보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예총 경남도연합회는 당선자와 낙선자 화해와 중재 등으로 자체 해결을 해보겠다는 비대위 측의 뜻을 받아들여 감사를 보류하는 방침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예총은 감사를 강행하겠다고 하자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치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총 양산지회장 당선자 측에서 비대위가 요청한 결정에 불복하고 재감사를 요청해 지난 14일 예총 경남도연합회의 감사가 진행됐다고 한다. 이어 한국예총의 감사가 진행되면서 이들 상위기관이 당선자와 낙선자의 입장을 대리하는 모양새로 비쳐지고 있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양산지역 예술인들은 이번 예총 양산지회장 선거 후유증에 곱지 않은 시선이다.

 선거가 뭐길래 선거가 한 달도 채 안 돼 상위기관으로부터 선거 과정을 두고 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은 불편을 넘어 불쾌하기까지 하다는 입장이다. 회원 수 250명에 불과한 예총 양산시지부의 8대 임원선거 이후 불거진 당선자와 낙선자 간의 잡음에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했다. 승복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물론 선거 과정에서 불법적인 요인이 있다면 반드시 털고 가야 한다. 공명선거 이 또한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와 선거문화를 풍성하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이번 예총 양산시지회장 선거가 당선자와 낙선자의 잘못이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과정에서 총체적 관리부실과 선거관리위원장의 중대한 실책으로 빚어졌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어쩌면 문제가 봉합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말의 기대를 해본다. 그러나 선거는 투명하고 공정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번 예총 양산시지부장 선거에 법을 어긴 정황이 있다면 반드시 묻고 넘어가야 한다. 민주주의는 법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성숙되면서 국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심지어 초등학교까지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적어도 종교계나 문화계 등 덕망을 겸비한 집단에는 추대를 통해 지도자를 선정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생활 속에서 각종 선거가 난무하고 자질 없는 인물이 나서기도 하면서 성숙하지 못한 선거문화로 유권자들은 선거를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소 인품과 실력을 갖춘 인물을 추대하는 선거문화의 적극 도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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