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14:37 (화)
박항서 매직, 지금부터 시작이다
박항서 매직, 지금부터 시작이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9.01.2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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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 지방자치부 부장
김영신 지방자치부 부장

작은 키에 검게 그을린 얼굴, 작은 눈, 세월이 야속한 머리숱, 그런데도 정감이 간다. 웃는 모습은 잘생겨 보이기까지 한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박항서 감독. 지금 베트남이, 대한민국이 그의 마법에 빠져들었다. 그야말로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 대한민국과 베트남이 축구로 이렇게까지 들썩거린 지 얼마 만인가. 심지어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 경기보다 베트남 경기가 더 재밌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두말해 무엇하랴.

 지난 2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알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8강전에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의 매직 행진은 아시안컵 4회 우승국 일본 문턱을 넘지 못하고 멈췄다. 그래도 `키 작은` 베트남 팀 경기를 본 시청자들은 힘껏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 아니었을까 싶다. 베트남 축구 역사에 `역대 아시안컵 토너먼트 첫 승리`라는 기록을 남기면서 `박항서 매직`은 여기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진짜 매직은 이제부터다.

 베트남은 국내 기업의 활발한 진출과 급속한 산업화 탓에 국가 경제의 고속 성장과 함께 발전하는 신흥국가다. 대도시와 주요 거주지의 개발과 발전은 `갈 때마다 다르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특히, 인구 1억 명의 베트남은 경제 발전 탓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윤택한 삶을 누리는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높아진 구매력은 가까운 강대국의 경제와 문화, 생활에 대한 관심도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현재 베트남 현지에는 `박항서 매직` 효과로 그 어느 때보다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가 높다. 실제 국내 많은 기업들은 베트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금 산청 동의보감촌에는 베트남 관광객들 발길이 이어지고 현대식 시설이 잘 갖춰진 축구장에는 국내 80여 개 축구팀, 1천400여 명이 동계전지훈련을 위해 모여들어 북적이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관심과 호감을 박 감독의 고향 산청군은 물론 나아가 경남으로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청군은 이미 발 빠르게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그 결과에 많은 관심을 끈다. 군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산청군 우수 농식품 홍보전`을 펼치고 수출상담회를 통해 농업회사법인 `산`이 산양삼주 수출계약 체결로 국내 처음으로 산양삼주 국외 수출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최근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한방힐링웰니스테마파크 동의보감촌과 박 감독 고향 생초면의 생초축구장 등을 연계하는 관광 활성화 전략 세미나를 개최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 같은 군의 발빠른 행보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지속돼 침체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정골 산청`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베트남은 가족과 부모님, 공동체를 중시하는 등 우리와 닮은 부분이 많다. 전쟁과 어렵고 배고픈 후진국 시절을 극복하고 급속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 역시 비슷하다. 이러한 동질감과 박항서 매직이 잘 어우러져 시너지를 낸다면 앞으로 베트남과 산청군, 나아가 경남도와 대한민국에 많은 매직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박 감독은 일본전을 마친 후 한 인터뷰에서 "이번 아시안컵 우승은 우리나라 한국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도 한국인이다. `베트남 영웅`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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