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3:57 (금)
뇌사 빠진 군인, 5명에 장기기증
뇌사 빠진 군인, 5명에 장기기증
  • 김용락 기자
  • 승인 2019.01.2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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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관 상병 가족 "힘든 선택" "숭고한 나눔 실천 바랐을 것"
행인에게 폭행당해 뇌사에 빠졌던 박용관 상병이 장기기증으로 5명의 환자를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행인에게 폭행당해 뇌사에 빠졌던 박용관 상병이 장기기증으로 5명의 환자를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속보= 김해서 행인에게 폭행당해 뇌사에 빠진 20대 군인이 장기기증으로 5명의 환자를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15일 자 4면 보도>

 지난해 육군에 입대한 고(故) 박용관(21) 상병은 지난 12일 오전 2시 30분께 김해시 어방동의 한 식당 앞 인도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A씨(23)로부터 뺨을 한차례 맞았다.

 A씨의 폭행으로 박 상병은 넘어지며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뇌사 상태에 빠졌다. 박 상병은 도내 한 대학병원에서 2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 21일 사망 판정을 받았다.

 박 상병 유족은 고심 끝에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그의 심장ㆍ폐ㆍ간ㆍ췌장ㆍ좌우 신장 등 6개 장기는 다섯 명의 환자에게 이식됐다. 유족은 “힘든 선택이었지만 평소 정이 많은 아들의 생각도 가족의 뜻과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장기기증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나라를 지키던 군인으로 직업 군인을 꿈꾸던 아들인 만큼 마지막 가는 길도 숭고한 나눔을 실천하기를 바랐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 12일 A씨는 박 상병 일행이 시끄럽게 떠들어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1일 A씨를 중상해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 송치했다. 하지만 이후 사망진단서가 발부돼 상해치사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서 변경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상병 유족은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군인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박 상병의 사촌 동생이라 밝힌 청원자는 “형은 당시 군인이라는 신분으로 다툼을 피하고자 열중쉬어 자세로 죄송하다고 사과만 하고 있었다”며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법적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7일 현재 해당 국민청원은 2만 6천여 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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