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4:05 (토)
와인터널의 소묘
와인터널의 소묘
  • 손은교
  • 승인 2019.01.2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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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교
손은교

겨울 햇살

비스듬히 누워 가는 흐릿한 오후

와인터널 속으로

바깥세상의 목마른 사연들을

건네주는 지묘(至妙)한 바람이 분다

어둠을 적시는 불빛 사이사이

제각기 풀어 담근 취기가 뛰고 있어

늦은 사랑의 손을 마주잡은 술잔으로

녹아 흐르는 은신한 시간들을 읽어내며

속속들이 데워진 가슴은 홍곤한 일몰이 되어 간다

어릴 적 감꽃을 켜켜이 삭히고 삭혀

이적지 감추어 두고 아픈 잠을 잔다는

선비에게서 유년의 남루한 심장 소리를 들었다

걸어가고 있는 나이테 깊이만큼 새벽을 일으켜 세워

햇무리 헹구어낸 청류의 섬을 보았다

시인약력

ㆍ부산 출생

ㆍ채규판 교수의 추천으로 ‘해동문학’ 등단

ㆍ해동문인협회 부회장ㆍ부산시인협회 부회장 역임

ㆍ월간 ‘한국국보문학’ 편집위원 및 문예진흥연구소장

ㆍ저서: ‘25時의 노래’ 외 다수

ㆍ수상: ‘해동문학본상 작가상’ㆍ‘한국문학신문 대상’ㆍ‘백호ㆍ임제문학상 대상’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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