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20:02 (화)
경남도 일그러진 자화상이 반면교사인 까닭은…
경남도 일그러진 자화상이 반면교사인 까닭은…
  • 박재근 대ㆍ칼럼니스트
  • 승인 2019.01.2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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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러스트벨트 경남 경제 추락 직전 도민, 제조업ㆍ원자력ㆍ공항 문제 불만족
참여ㆍ소통 줄고 회의ㆍ업무보고 늘어 지지 뒤집을 수 있는 민심 읽어야
박재근 대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ㆍ칼럼니스트

용어의 함정이란 ‘말’이 있다. 학자들은 잘못된 용어가 ‘인지적 오류’를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상대와 나를 편 가르는 흑백논리, 결론을 단정하는 감정적 추리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진 것에 있다. 왜곡된 사고나 맹목적인 확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도 이런 데서 비롯된다. 주장을 선(善)으로 결정지으려는 경향도 잦다.

 경남도정의 구호, ‘완전히 새로운 경남’도 확실하게,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것에 그 진정성이 있겠지만, 지난 도정은 도민을, 민생을 위해 그러하지 못했다는 것을 매우 잘 드러내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란 문장의 의미를 논리적으로 시사,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같이 도민이 바라는 상식적이고 공정한 세상을 열겠다는 함의도 있다. 그렇지만 기대에 부응하는 못할 경우,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스포츠 승패마냥, 좋은 성적에는 환호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면 비난의 화살을 피할 길이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용어의 함정에 빠져드는 순간 조급함, 구호성, 결과에 급급해 불안정의 덫 또는 불확실성의 덫도 나타난다. 기준의 모호성과 능력과 재량문제 등이 야기되고 과신 등이 겹칠 경우, 보여주려는 경향이 잦고 혁신의 덫에 스스로 걸려 전체의 혁신이 뒤뚱거리는 우(遇)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금, 경남은 추락 직전이다. 한국 제조업의 메카 경남은 빛 좋은 개살구다. 원전 등 경남산업의 축이 무너져 내리는 한국판 러스트벨트인 경남, 올해도 더 진행될 것이라는 잿빛전망은 회생을 가늠할 수 없다. 이 때문인지 2019년, 경남도청에는 ‘경제 재도약 원년’이란 용어가 넘쳐나지만 현장은 냉랭하다. 특히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원전산업은 출구가 없다. 경남도는 지역 내 300여 원전업체의 경영난에도 정책건의도 않고 경남도의회도 그 흔하디흔한 대정부 건의는커녕, 입을 닫고 있다. 집적지 경북은 청원 등 난리 통인데 원전산업 메카 경남은 침묵의 진행형이다. 때문에 경남도와 도의회를 향한 비난 여론도 펄펄 끓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창원 GM공장은 화약고다.

 “지난해 군산 GM공장 폐쇄로 시작한 한국 자동차산업의 ‘러스트벨트화’가 올해는 창원으로 그 이슈가 옮겨갈 것이다”란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경남 지역 내 2천14개의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는 구호성일 뿐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하다. 김해신공항도 당초 안전에서 백지화로 선회, 경쟁한 밀양의 수월성에도 가덕도란 걸 느낀다. 이건 아니다. 또 “현장에 답이 있다”며 취임사 때 강조한 경제부지사, 경제사령탑을 자처하지만 폐업위기인 현장을 찾지 않는다. 또 경남도정 혁신을 총괄하는 박성호 경제부지사, 그는 총론에 치우칠 뿐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다. 전략회의 안건의 당직제도개선 등에 대해서는 직원도 헛웃음이다. 혁신 안건에 대한 의문에도 도청 전 간부들이 논의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가 더 큰 의문이다. 이게 새로운 방식의 경남도정 혁신인지, 아니면 보여주기인지 아이러니하다는 평이다.

 ‘종이 없는 회의’ 행정서비스 개선도 정권마다 되풀이된다. 또 공로연수 제도개선은 타 지자체는 물론, 진주 등도 폐지한지 오래다. 정년보장은커녕, 떠밀려 나가는 판에 봉사 등 포장만 그럴싸하다. 제로페이도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할 뿐, 기존카드 사용보다 불편하고 혜택도 없다. 확장성 한계도 있다. 하지만 혁신회의에서 논의된 바 없다. 참여와 소통은 줄었지만 회의와 업무보고는 늘었다는 평이다. 이게 부분적이지만 폐해고 자화상이다. 혁신, 경제원년도 용어가 정립되지 않으면 사고의 각도가 비뚤어진다. 분석과 판단력도 흐트러진다. 이래서는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 도민들은 지사가 몰고 온 변화의 바람, 소통과 배려도 그러하지만, 인간적인 따스함을 느낀다. 그래서 다들 반기지만 신뢰의 담보는 행정에 있다. 보완재여야 할 부지사 등의 보여주기 행정, 충성경쟁이 지난 도정의 ‘데자뷰’라면 곤란하다. 그 출발선이 행정ㆍ경제부지사의 자랑과 경험 과신 등 언행은 물론, 충성경쟁에도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그 길이 도지사는 물론 경남도민을 위한 길이다. ‘수가재주(水可載舟) 역가복주(亦可覆舟)’란 말처럼 김경수 도정을 띄운 것도 민심이지만 뒤집을 수 있는 것도 민심이다. 이런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그러진 자화상이 반면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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