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품격
정치인의 품격
  • 이대형 서울취재본부 정치부장
  • 승인 2019.01.0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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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 서울취재본부 정치부장
이대형 서울취재본부 정치부장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기획재정부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을 올렸다 내리는 과정에서 논란을 자초했다.

 “나쁜 머리를 쓰면서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서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다. 또 막다른 골목에 이른 도박꾼 같다”라는 식의 표현들을 했었다. 하지만 신 전 사무관이 자살기도를 하면서 자신의 글들이 논란이 되자 삭제를 했다.


 그렇지만 다음날 또 삭제한 이유에 대해서 글을 다시 올렸다.

 “신재민 전 사무관 관련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서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라고 썼다. 어쨌든 자살기도를 하고 지금 병원에 누워 있는 사람보고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또 부적절한 것이 아니냐 하는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손 의원은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건 당시 “고영태ㆍ노승일 씨는 ‘의인’이라며 의롭고 용기 있다”고 칭찬했다. 또 고영태 씨 폭로에 대해서는 “어떤 이유에서였든”이란 단서를 달아 신변 안전까지 걱정해준 바 있다. 고발 동기는 전혀 따지지 않았다.

 반면 신재민 전 사무관 폭로에 대해서는 그 ‘동기’를 매우 중요시한다. 신 전 사무관을 “돈을 벌러 나온 것”이라고 단정까지 지었다. “계속 눈을 아래로 내리는 것을 보면 지은 죄가 만만치 않은 것 같기도 하다”고 까지 했다.

 일부 시민들은 후원금 18원을 손 의원에 보내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손 의원 비난글이 쏟아졌다. 손 의원은 신 전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행방이 묘연해지자 해당 글을 지운 뒤,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폄하를 이어갔다.

 “본인 행동에 책임질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거론한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자신의 글을 내렸다는 말이다. 이 문장에 등장하는 ‘강단’이 무엇을 의미할까. 강단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일까.

 자식 같은 젊은이를 향한 그 행간의 의미에 대해서 필자가 오해이길 바란다. 국민을 섬겨야 하는 것이 정치인의 숙명이며 약속이다. 설사 적이라 해도 국민의 한 사람인 젊은이에게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우리 정치권에 딱 이 한 사람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며 살 수 없다. 또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 공인이다. 부디 이 한 사람의 일탈이기를 바란다.

 문제는 손 의원이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국감장,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을 불러다가 “2억이나 받으면서 무슨 일을 하는 것이냐, 또 우승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라는 식의 말을 해서 논란이 됐다. 당시에 문제의 본질은 모 야구팀의 모 선수를 왜 뽑았는지가 문제의 본질이었는데 그것과 관계없는 선동열 감독에 대한 인신공격을 했다.

 또 2017년, 위안부 할머니 상가에 가서 엄지를 올리면서 웃는 사진을 찍어서 또 논란이 됐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에 차은택 전 예술감독이 귀국하는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놓고 “머리숱이 없다”라는 식의 본질과 아무 관계가 없는 인신공격성 이야기를 해서 부적절하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정치인의 품격은 스스로 만드는 최고의 무기다. 정치인의 따뜻한 미소, 세련된 매너, 때론 국가적 위기를 맞은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거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절제된 언어에 국민들은 감동하거나 시름을 해소하곤 한다. 손 의원이 한 번쯤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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