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EBS미디어` 영혼은 있나
`도로공사` `EBS미디어` 영혼은 있나
  • 김중걸 부국장ㆍ창원취재 본부장
  • 승인 2018.11.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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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걸 부국장ㆍ창원취재 본부장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통행료 미납 차량을 줄이기 위해 제작한 만화홍보물로 특정 지역민들로부터 호된 비난을 사는 우를 범했다.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지역본부는 지난 7월 도로공사 홍보캐릭터인 길통이와 차로차로가 등장하는 `미납통행료 홍보여행`이라는 접이식 홍보물을 300장가량 제작해 부산과 경남 지역 고속도로 휴게소와 영업소에 배치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7일 홍보물을 전량 회수하고 호남민에게 사과물을 게재했다. 문제는 요금을 미납한 길통이는 호남 사투리를 쓰고, 통행료 납부를 독촉하는 차로차로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면서 특정 지역 비하 논란을 빚게 된 것이다. "고속도로 운행 중에 미납통행료가 있다고 연락 아부러당께", "뭐라카노, 통행료 제때 안 내면 어찌 되는 줄 아나"는 두 문장이 화근이 될 줄은 정녕 도로공사는 몰랐단 말인가? 물론 귀에 속속 꽂히는 대사를 통해 운전자들에게 잘 홍보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특정 지역 사람이 미납하는 사람으로 치부되는 형국이라면 충분히 비난을 살 우려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길통이와 차로차로가 모두 경상도 말을 사용한다고 하면 괜찮을까 하는 의문도 갖게 된다. 경상도 지역에서만 홍보물이 배부된다거나 아니면 서울 등 타 지역에서도 배부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가 궁금하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괜찮은 홍보물이지만 서울 등 타지에서 보게 된다면 경상도 사람들은 분명히 부끄러움을 느끼게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홍보를 해야 하는지가 심히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칭찬은 되지만 비난은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간단한 삼단논법으로 추론이 가능한 도식을 도로공사는 정녕 몰랐다는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굳이 제작과정에서까지 문제를 확대하고 싶지는 않지만 생각의 차이에서 빚어진 일일 것이라고 기억을 지우고 싶다. 홍보를 하려다 되려 호통을 받았다. 아니면 노이즈 마케팅으로 봐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한국도로공사보다 더한 일이 최근에 교육 채널로 알려진 EBS의 교육ㆍ문화콘텐츠 활용사업을 맡고 있는 EBS미디어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해 답답함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EBS미디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화하는 한반도 평화 관련 종이 교구를 제작해 판매에 나섰다가 호된 비판을 받았다. EBS미디어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 등 4종의 종이 교구 세트 상품을 개발해 지난 10월 출시해 700개를 판매했다고 한다.

 종이 입체 퍼즐 4종 세트는 `사람을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통령`(문재인), `수완 좋은 사업가이자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강한 중국 만들기를 위한 노력 중국의 주석`(시진핑), `세계 최연소 국가 원수`(김정은) 등 4명의 국가 정상으로 구성된 시리즈로, 각 인물에 대한 설명이 첨부됐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과 관련해서는 독재자로서의 과오 설명 없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자리에 오름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2018년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합의 등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해 `독재자 미화` 비판을 받았다.

 지난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교구 논란을 두고 "저도 우려를 갖고 있다"며 "EBS에 문제가 있는 것은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결국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학부모 등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지난 27일 판매 중지와 전량회수 조치를 했다. 뒤늦게 내부감사를 통한 경위파악과 관련자 징계, 긴급 이사회에서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나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EBS미디어 측의 해명과 대책에도 불편한 심경은 지울 수가 없다.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기관이 돈벌이에 급급했다는 인상은 지워지지 않는다. 상대에게 빌미를 줄 수 있는 논란거리는 안 만드는 게 상식이자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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