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의 권력 몸부림
이재명 지사의 권력 몸부림
  • 이대형 서울취재본부 정치부장
  • 승인 2018.11.2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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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형 서울취재본부 정치부장

 “人不知而不溫(인부지이불온), 不亦君子乎(불역군자호)”

 논어의 학이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음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대개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마음의 내면 한 모퉁이에는 어린 본성이 있기 때문에 세상이 알아주지 않으면 서운하거나 기분이 상할 수 있다. 그러나 군자는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사람들이 몰라준다고 원망하지 아니하며, 매사를 올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군자답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숲속의 고운 꽃도 봐주고 칭송하는 이 없어도 향기를 내뿜듯이, 군자는 배우고 익힘이 기쁘면 족하다는 뜻인듯하다. 군자의 학문은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세상이 몰라준다 하여 서운하게 생각 않고 배우고 익히며 더욱 정진하다 보면 간혹 내가 세상으로 나가지 않아도 세상이 나를 찾아오지 않을까?

 우리는 자신이 믿고 존경하는 사람은 모르는 것도 없고 화도 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그와 천년만년 함께 할 것처럼 여기곤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은 여타의 다른 사람에게는 몰라도 자신에게만큼은 감정이 상할 수 있거나 마음이 아플 수 있는 말들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마저 의식 저변에 짙게 깔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막연한 기대심리는 자신이 좋아하고 믿고 존경하는 사람에게 지적을 받거나 비난을 받으면 그 지적과 비난을 자신의 잘못을 치유하는 양약으로 승화시키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경기지사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문제로 궁지에 몰린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준용 씨 취업 특혜 의혹’을 대뜸 거론했다. 준용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장남이다.

 이 지사는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나 제 아내는 물론 변호인도 문준용 씨 특혜 채용 의혹은 허위라고 확신한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준용 씨의 채용여부를 확실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재명 지사가 문 대통령과 결별을 각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역린’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친문 진영이 SNS를 통해 “이재명의 물타기 전술”이란 비판을 쏟아냈는가 하면 야권 일각에서는 “내부 자중지란”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준용 씨 문제를 언급한 것은 자신을 둘러싼 검ㆍ경 수사에 대한 반발 및 정치적 생존 본능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경찰을 겨냥해 “진실이 아니라 권력의 편이다”고 일갈했고, 검찰에겐 “답을 정해 놓고 수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 이면에는 ‘나 혼자만 죽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읽혀진다.

 이 지사의 발언 및 행동과 관련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더욱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자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양새다. 친문 인사인 한 의원은 “대통령까지 끌고 들어가는 건 옳지 못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선 이재명 지사의 자진 탈당을 거론하고 있다.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을 듣더라도 마음의 중심을 빼앗긴 채 감정적으로 반응해선 안 된다. 그 어떤 서운함과 불쾌한 감정이 없는 가운데 타인이 자신의 어떤 점을 지적하고 비난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한 뒤 그 지적과 비난이 타당한지 냉정하게 살펴볼 수 있어야지만 비로소 군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계 입문 이후 최대 위기상황을 맞은 이재명 지사가 난국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이재명 지사가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권력 게임에서 희생될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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