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0:44 (금)
말도많고 탈도많은 지방의원 해외연수
말도많고 탈도많은 지방의원 해외연수
  • 박재근ㆍ심규탁 기자
  • 승인 2018.10.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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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1대 1 보좌ㆍBMW 방문 등 논란 / 합천, 군의원 친형 여행사 수의계약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지방의회의 해외여행이 예산낭비, 관광나들이란 비난에도 명확한 심사 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선진시스템 견학 등 명목을 내세운 지방의원들의 해외출장이 대부분 혈세를 낭비하는 관광여행과 다름없어 지방의회 공무 해외여행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제도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남의 지방의회는 10월 들어 일제히 해외연수에 나선다. 도의회는 추석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지난달 28일 기획 및 건설소방위원회를 시작으로 오는 27일까지 6개 상임위별로 각각 8일가량의 해외연수가 추진된다. 도내 기초의회도 마찬가지다.

 도의회 관계자는 “내실 있는 연수가 되도록 사전 심사했고 심사위원회가 해외연수 결과보고서 작성과 사후검증과정도 주문한 만큼 해외연수에서 알찬 성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 온갖 잡음으로 얼룩지고 있다.

 고성군의회는 의원 10명이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를 방문하는 연수를 준비 중이다. 독일에서는 BMW 박물관과 벤츠사 및 괴테하우스를, 덴마크에서는 아말리엔보르 궁전과 안데르센 인어공주상을, 노르웨이에서는 오슬로 국립미술관을 스웨덴에서는 스톡홀름 왕궁 관람 등으로 짜여졌다. 연수 목적으로 본다면 오슬로 친환경 도시 및 생태도시 견학과 스웨덴 말뫼 시청 및 도시재생 현장 답사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또 해외연수에 공무원이 10명이나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고성을 부르짖는 고성군 민선 7기가 군의회에 잘 보이기 위해 1대 1 보좌하느냐는 비난도 사고 있다. 이번 연수에 들어가는 총예산은 6천500만 원. 의원은 1인당 연수경비인 300만 원 지원에 자부담 150만 원이며, 수행 공무원은 1인당 군비지원(여비상한액) 350만 원에 자부담 120만 원이다.

 의회 관계자는 “세부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조정할 예정이다. 도시계획 산업시설 로봇사업장 방문 등 의원들에게 필요한 일정이 많다”고 말했다.

 합천군의회는 특정여행사와 해외연수 수의계약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합천군의회가 현직 군의원의 친형이 대표인 여행사와 해외연수를 계약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합천군의회는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4박 5일 일정의 대만 연수에 나선다. 전체 군 의원 11명 중 9명이 참여하며 연수예산은 의장ㆍ부의장은 각 189만 원, 의원 1인당 167만 원이다. 문제는 해당 여행사가 현직인 모 군의원의 친형이 대표로 있다는 점이다.

 합천군의회 관계자는 “정례 간담회 때 대구 소재 모 여행사를 선정하자는 의견이 나와 해당 업체와 수의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 간담회 당시 지역 업체와 계약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아는 여행사가 있으면 현지에서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어 해당 업체를 선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방만한 외유를 걸러 내는 유일한 장치인 ‘공무출장심사위’가 거수기로 불릴 만큼 유명무실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실제 지난 4년간 17개 시ㆍ도에서 모두 277회의 심사위가 열렸지만 부결된 안건은 단 한 건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 보고서에 대한 감시망도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의회 내에 자체 검증기구가 없는 것은 물론 의회 예산 집행을 감독하는 감사원 역시 행정력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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