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8:22 (금)
창원 모녀상봉 ‘만날제’ 잘 계승하고 승화를
창원 모녀상봉 ‘만날제’ 잘 계승하고 승화를
  • 경남매일
  • 승인 2018.09.27 1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원에서 만남을 주제로 한 이색 민속행사가 열려 한가위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창원시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때문에 옛 창원과 옛 마산 주변 지역은 산을 넘어 창원과 마산을 오가는 이동형태를 갖추고 있다. 진해 쪽에서는 안민고개가, 마산회원구 합포구 월영동에는 만남공원 고개가 있다. 이 두 고개는 추석을 앞두고 눈물겨운 설화와 전설이 있다. 진해와 창원 사이에 있는 안민고개는 진해에서 창원으로 시집을 간 딸이 추석 때 친정식구를 그리워하는 사연이 담겨 있다. 친정식구를 그리워하는 며느리를 위해 추석 이틀 뒤 안민고개에 음식을 차려놓고 그리운 사람을 만나게 했다는 설화가 있다. 월영동 만남공원의 고개는 고려시대 감천골(현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로 시집을 간 딸과 마산포에 사는 친정어머니가 행여 서로 소식이라도 들을까 싶어 친정과 시댁 중간쯤에 있는 고개에 올랐다 극적 상봉을 한 전설이 있다.

 모녀상봉의 설화와 전설은 ‘안민고개 만날제’와 ‘마산 만날제’로 승화됐다. ‘마산만날제’는 40년 동안 행사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다. 올해도 추석연휴인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행사가 각각 열렸다. 창원시민들은 지역의 독특한 민속행사를 이어가기 위해 축제로 재탄생시키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창원시는 고려시대와는 크게 다른 거대도시로 성장하면서 이들 고개에서의 축제는 축제장 규모에서 한계성이 있어 안타깝다. ‘부녀상봉’이라는 주제는 우리 민족의 아픔과 닮아 있다. 분단국가의 아픔이 이제 평화 분위기로 치유가 되듯이 창원 만남제도 잘 다듬고 가꿔서 ‘만남’의 의미를 듬뿍 담은 진정한 ‘창원만날제’ 문화축제로 계승ㆍ승화시켜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