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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영혼의 상처 `22`
2018년 08월 08일 (수)
경남매일 7618700@kndaily.com
   
  • 20만명 위안부 희생자 이야기
  • 촬영당시 중국 생존자 22명

 

지난해 작고한 마오인메이 할머니는 본래 한국 사람이다. 할머니의 한국 이름은 박차순.
부모님은 가난 때문에 중국으로 왔지만, 할머니가 다섯 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어린 딸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할머니는 7살이 되던 해 민며느리가 됐고 18살이던 1941년 일본인의 꼬임에 속아 양말공장에 일하러 갔다가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


"7월이었던 것 같아. 한커우였는데 문을 다 잠가서 안에 갇혀있었지. 한 명씩 들어와서 놀다가 가버렸어. 끝나면 그냥 바로 가버렸어. 다른 건 없었어. 아는 것도 있고 까먹은 것도 있어. 다 말했어. 인제 그만할래. 말할 때마다 마음이 아파" 박차순 할머니는 어릴 때 기억력이 무척 좋았다고 한다. 어떤 노래든 들으면 바로 따라불렀다고. 아흔을 넘기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졌지만 어릴 때 부르던 고향 노래 몇 소절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아리랑`과 `도라지`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어색한 발음이지만 분명 우리가 익히 아는 `아리랑`이다. 할머니의 서툰 아리랑은 한국 관객의 가슴 속에 깊고 묵직하게 퍼질 듯하다.


한중합작다큐멘터리 `22`는 중국에 생존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육성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22`는 2014년 촬영 당시 중국에 생존한 피해자 할머니의 수를 의미한다.


궈쿼(郭柯)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22명의 목소리를 모두 담고자 했지만 피해 할머니들은 대부분은 입을 열지 않았다. 비교적 촬영에 협조한 할머니는 박차순(1922∼2017)ㆍ린아이란(1915∼2015)ㆍ리메이진(1926∼)ㆍ리아이롄(1928∼2018) 등 4명이었다.


"여자들 옷을 벗기고선 강제로 하라고 했어. 안 하면 입에다 형구를 채웠어. 억지로 시키고 안 하면 때렸어. 그렇게 2년 정도 잡혀 있었어"카메라 앞에서 위안소 이야기를 하던 린아이란 할머니는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결국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이 이야기 그만할래"라며 울먹였다.


박차순ㆍ린아이란 할머니뿐 아니라 촬영에 응한 할머니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떨군 채 "인제 그만할게"로 말을 맺는다. 영혼에 깊게 팬 상처는 70년이 넘게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은퇴교사인 장솽빙 씨는 1982년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돕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도 요지부동이다.


"할머니들 입장에서 과거를 말하는 건 치욕스러운 일이었어요. 그 치욕적인 일을 온 국민이 알게 됐죠. 할머니들에게 힘든 일이 됐어요. 저도 후회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일어날 줄 알았다면 그렇게 할머니들을 귀찮게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피해 할머니와 운동가들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소개됐지만, 일본군의 성폭행으로 태어난 중일 혼혈인의 육성은 좀처럼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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