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계란’ 통해 본 ‘줄탁동시’
‘삶은 계란’ 통해 본 ‘줄탁동시’
  • 서울 이대형 기자
  • 승인 2018.07.15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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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고 김수환 추기경께서 ‘삶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위해 기차를 타고 가다가 홍익회 판매원이 ‘삶은 계란’이라고 소리치는 것을 듣고 깨달은 뒤 한 ‘삶은 계란’ 강의는 유명하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알껍질을 안에서 쪼아 대면, 어미 닭이 반응해 같이 알껍질을 쪼아 세상을 볼 수 있게 작은 구멍만 내어 줄 뿐 나머지는 병아리 스스로 깨고 나오게 남겨둔다. 이는 부모나 스승도 자식이나 제자에게 길은 가르쳐 주되, 스스로 깨우치고 노력해 성숙하게 하려는 것과 같다. 추기경께서는 ‘줄탁동시’의 교훈을 ‘삶은 계란’을 통해 해학적으로 말씀하신 듯하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도 본인의 노력과 깨우침이 없다면 삶은 소풍 갈 때에 가져가는 ‘삶은 계란’과도 같을 것이다.

 지난 1960~70년대, 집안마다 다르겠지만 누님은 남동생들이 마음대로 먹는 갈치를 눈치 보고 먹다가 할머니께 혼나기 일쑤였다. 학교준비물 살 돈도 동생들이 먼저 받아가면 돈이 없는 어머니를 골목 언저리에서 애태우다 눈을 비비며 등교했다. 억울해도 찍소리도 못하는 누님을 보면서 남아로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자란 누님께서는 할머니와 부모님께 가장 많이 효도를 했고, 친정도 가장 많이 챙겼다.

 그 시대에는 가족을 위해, 남동생들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직장에서 일했던 누님들이 참으로 많았다. 열심히 살아왔기에 배운 ‘귀남이’보다 잘살고 있는 ‘후남이’들이 많다. 고단했던 시절에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그리고 억척스레 살아왔던 대한민국 ‘후남이’들께 감사와 존경심이 든다.

 얼마 전 타계한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 질 때까지 ‘줄탁동시’ 등 인상적인 어록으로 화제를 모아왔다. 노련한 정치인이자 전략가이기도 했던 그는 촌철살인에 능했고, 숱한 어록을 남겼다.

 우리나라에서 JP만큼 의회주의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상 정치권부터 솔선수범해서 고쳐야 한다고 했다.

 현재 우리 정치권은 어떠한가. 반목과 질시가 여전하다. 합리적인 보수세력과 진보 중에서도 나라를 걱정하고 실용을 상징하는 건전하고 생산적 정치를 실천해 온 합리적 진보세력이 함께 공존한다.

 정치권은 그동안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선동해서 항상 선거 때만 이용해먹고 나라가 병들고 넘어지고 쓰러지는 것은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이러한 정치를 그대로 두고는 내일도 없고 모레도 없고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정치권부터 먼저 지역주의를 완전히 없애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준비된 미래를 향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이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동서화합을 거부하고 나라를 쪼개는 전략으로 실제로 대한민국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당선만을 목전에 둔 구태정치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적폐를 청산한다고 요란법석을 떨고 있지만 적폐를 청산해야 할 이들이 지역주의를 극복한다는 말 한마디를 아직까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을 가르고 찢어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편으로 삼고 있는 현실, 과연 이런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적폐를 진정으로 청산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든다.

 지금 이 시간 이 순간에도 지역주의를 부추기며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지역주의를 선동하고 충동질하는 정치세력이 있다. 대한민국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구태와 악습을 일삼는 정치세력을 국민의 심판으로 소멸시켜야만 진정으로 새로운 나라로, 동서화합으로, 국민통합으로, 정치와 사화를 바꾸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깰 때, 밖에서 어미 닭이 쪼고 안에서 병아리가 힘이 없어도 쪼아대 알아서 나올 수 있는 ‘줄탁동시’ 정치가 진정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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