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된 통도사, 체계적 관리해야
세계유산된 통도사, 체계적 관리해야
  • 김세완 편집부국장
  • 승인 2018.07.0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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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 등록
▲ 김세완 편집부국장
교육ㆍ문화부장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한 곳인 불보종찰 조계종 통도사가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됐다.

 7~9세기 창건된 이 절들은 신앙뿐 아니라 수도와 생활 기능을 1천년 이상 유지했다는 점에서 인류가 지켜야 할 ‘탁월하고도 보편적인’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모든 문화재는 누가 인정하든 않든 고유의 가치를 지닌다. 그래도 우리 문화와 문화재가 세계가 지켜야 할 인류 유산으로 승인받은 것은 큰 자부심이다.

 바레인 마나마에서 지난달 24일부터 개최된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통도사가 포함된 사찰 7곳에 대해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 우리나라로는 석굴암ㆍ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에 이어 13번째 세계유산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번에 선정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7곳이 7~9세기 창건 이후 현재까지의 지속성,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이 세계유산 등재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기준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통도사는 현재 국보 제290호 대웅전ㆍ금강계단을 비롯해 보물 18점과 경남유형문화재 50점을 보유하고 있는 통도사는 선덕여왕 15년인 646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돼 산중에 자리 잡은 수행 불교의 중심도량으로, 사찰에 안치된 부처님 사리와 금란가사는 자장 스님이 문수보살로부터 바로 전해 받았다는 종교적인 신비감을 주고 있다.

 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고 해 불보사찰의 역사적 의의도 높으며 대웅전에 불상을 두지 않고 금강계단을 설치해 전국의 모든 승려를 이곳에서 계를 받아 득도하게 하는 상징적 의미도 지니고 있다.

 양산 통도사의 유네스코 등재는 기쁘고도 반길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문화재 보호 실태나 시민 의식 수준을 생각할 때 이 유산들을 잘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없지 않다.

 한국 문화재나 자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처음 등재된 지난 1995년 이후로 우리 국민은 문화ㆍ자연 유산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됐다. 덕분에 문화재와 자연환경 보존과 관리가 점진적으로 좋아져 왔다.

 그러나 아직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문화재도 많다. 남대문 방화의 악몽이 생생하다. 세계유산 등재에는 열심이면서, 막상 등재되고 나면 보존과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선양해야 할 가치로 보기보다 돈벌이나 홍보 소재로 삼으려는 경향도 있었다. 관광객 유치나 지방자치단체장의 치적 홍보를 위해 앞다퉈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사례도 있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번에 선정된 사찰들에 대해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산사 내 건물 등에 대한 관리방안, 산사의 종합정비계획, 등재 이후 증가하는 관광객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마련하고 산사 내 건물신축 시 세계유산센터와 사전에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으면 국민은 물론 외국인의 관심도 커져 관광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계기로 지자체나 주민들이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것은 자연스럽기도 하다.

 다만, 유산 보호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지나치게 경제적 목적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것은 그 유산을 원형대로 잘 보존하라는 뜻이다. 유네스코는 유산 훼손 행위를 경계할 뿐 아니라 문화재의 인위적인 복원에도 반대한다. 그래서 유네스코는 늘어날 관광객에 대응할 방안을 찾고 산사 안에 건물을 지을 때는 세계유산센터와 협의하라고 했다. 강력한 보존 정책을 요구한 것이다.

 세계유산을 지키고 관리하는 데는 관리 주체나 소유자의 노력뿐 아니라 성숙한 시민 의식도 필요하다.

 지난 2010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던 경주 양동마을은 늘어난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았다. 전시가 아니라 삶의 공간이었던 이 양반 씨족 마을은 유산 지정 후 한동안 관광객들의 무지하고 무례한 행동으로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통도사 등 7개 고찰이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신앙, 수도, 생활이 함께 어우러진 종합 승원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등재로 절 경내 유형문화재뿐 아니라 우리 불교가 쌓아온 무형의 가치에도 눈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 공동의 유산이 된 우리의 고찰들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유네스코가 요구한 대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비 계획이 세워져 관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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