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ㆍ건물ㆍ임직원 주거시설도 매물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거제와 울산 등지의 조선소와 관련 시설 등이 경매로 쏟아지면서 전국 경매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조선소 1차 협력업체인 (주)장한이 소유한 선박구성품 제조공장이 감정가의 86.7%인 400억 원에 낙찰됐으며, 이는 지난달 법원경매 ‘최고가’ 낙찰물건으로 기록됐다.
(주)장한은 거제시 연초면 오비리에 위치한 곳으로, 경매는 지난 2016년 7월 개시됐고, 그동안 3차례에 걸친 기일 변경과 한 차례 유찰 등이 있었다.
이 회사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거제에 연고를 두고 있는 조선소 등의 1차 협력업체로 알려져 있으며, 대지 5만 1천210㎡ㆍ건물 1만 7천556㎡ 외에 크레인 등 기계ㆍ기구 등도 일괄 경매에 나왔다.
지난 2월에는 창원 진해항 내에 위치한 STX 소유의 물건이 경매에 나와 2월 전국 최고 낙찰가인 270억 원에 낙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매에 낙찰된 해당 물건은 4번의 유찰 끝에 5회차 경매에서 감정가의 53.0%인 270억 1천300만 원에 낙찰됐다.
경매에 낙찰된 물건은 진해항 2부두 내 토지 7만 9천895㎡ 규모의 야적장 및 소규모 기타 시설로, STX 마린 서비스가 소유하고 있었으며 STX중공업 대출 당시 담보로 제공됐다가 지난 2016년 10월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다.
특히 매각물건에는 대지와 건물 외에도 조선소에서 흔히 쓰이는 중장비와 임직원들의 주거시설도 매물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의 도시로 일컬어지던 거제와 울산 등의 주거시설 관련 경매지표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법원경매에서 조선업 불황을 읽을 수 있는 척도가 되고 있다.
지난달 울산 주거시설 경매는 총 79건이 진행돼 이 중 23건이 낙찰됐고, 평균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6.1%포인트 하락한 75.9%다. 이는 무려 5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낙찰된 23건 낙찰가율 100% 이상을 기록한 매각물건은 한 건도 없었다. 울산 중구 우정동 주상복합 아파트(96%)를 포함해 90% 이상 낙찰가율도 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울산 주거시설은 총 24건의 경매가 진행돼 6건만 낙찰(25%)됐고, 경쟁률을 의미하는 평균 응찰자 수는 2.7명에 불과했다.
거제도 지난달 총 67건의 주거시설 경매가 진행돼 그중 9건(13.4%)이 낙찰됐고, 낙찰가율은 66.6%에 그쳤다. 거제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 이후 줄곧 60% 선에 머물러 있다.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조선업 관련 매물과 물건이 경매에 등장한 것이 지역 산업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과 이에 따른 낙찰가격이 하락이 시작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특성상 경기가 안 좋아져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조선업 불황에 따른 경매시장의 여파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며 “향후 기대가치가 낮은 편이라 낙찰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공급이 많았던 지역이라 앞으로 낙찰가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