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창원보며 당랑거철 생각나는 이유
스타필드 창원보며 당랑거철 생각나는 이유
  • 오태영 사회부 부국장
  • 승인 2017.12.1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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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영 사회부 부국장

  스타필드 창원 논란의 핵심에는 거대 복합쇼핑몰이 지역경제를 뿌리째 흔들 것이라는 우려에 있다. 원거리 상권은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빨대가, 가까운 상권은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게 입점 반대론의 요지다. 24시간 편의점, 아울렛, SSM, 대형할인마트 등 새로운 형태의 유통구조가 지난 세월 동네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킨 생생한 경험은 이런 우려를 갖기에 충분하다. 힘겹게 버텨내고 있는 전통시장이나 영세 동네 가게가 공포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럼에도 새로운 형태의 유통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공포심으로 틀어막기에는 역부족이자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돼 버렸다. 한 얼음조제회사가 1962년 24시간 영업을 시작하면서 오늘날 모든 편의점의 모델이 된 후 지난 2008년 맥도널드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가진 체인점이 된 세븐일레븐은 시작에 불과했다. 체인점 등 온갖 형태의 유통형태가 생겨나고 그것은 거대 유통자본으로 자가성장하면서 골목을 자기 앞마당으로 만들어버렸다. 이제는 그것도 부족해 한 공간에서 모든 것을 충족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4차 산업시대가 도래한 지금은 유통산업이 어떻게 진화할지 가늠하기에도 벅차다. 일각에서는 첨단 IT기술과 가상현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리적, 공간적, 시간적 제약을 탈피한 일찍이 보지 못했던 유통형태가 탄생할 것이라고도 한다. 스타필드는 이런 흐름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유통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스타필드를 막는다고 유통의 진화가 멈출 리는 없다. 창원에서 스타필드를 막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진주나 함안, 김해에 스타필드가 생긴다면 그 파급력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창원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상공인 상권을 보호하려다 오히려 창원의 전체 상권이 위축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창원시민들로서는 거꾸로 스타필드를 붙잡는 편이 더 낫다. 구한말 쇄국정책이 오히려 조선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아픈 역사가 우리에게는 있다. 창원의 스타필드 쇄국은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 부질없는 몸부림일지 모른다.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 차라리 품에 안고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 낫다. 그렇다고 한다면 스타필드가 지역경제를 망칠 것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그만두고 어떻게 하면 지역상권의 볼륨도 키우고 상생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김해 롯데아울렛과 부산 센텀시티가 창원의 고객을 쓸어갔듯 스타필드 창원이 김해와 부산의 고객을 흡수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스타필드 창원이 독이 될지 축복이 될지는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하기에 따라 축배가 될 수 있다. 물론 지역 소상공인에 미치는 부작용은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분명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도 지혜를 모은다면 해결 불가능한 문제도 아니다. 현지법인화를 관철시키고 여기서 늘어난 세수 일부분과 신세계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 상생협력 기금을 보태 상생협력특별회계를 만들어 피해를 보는 지역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4차 산업시대에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산업 생태계가 출현할 것이라고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Fast follower’가 아니라 ‘First mover’가 돼야 한다. 스타필드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머지않아 또 다른 형태의 스타필드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도 손사래만 칠 것인지는 창원시민의 몫이다. 4차 산업시대의 여명기에 선 우리는 모두가 같은 출발 선상에 있다. 피해의식과 기존의 관념에 매몰돼 출발 선상에서 머뭇거리기만 해서는 미래가 없다. 스타필드 창원을 신세계만의 것이 아닌 우리 것으로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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