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7:37 (금)
어릴 때의 나눔 교육
어릴 때의 나눔 교육
  • 신화남
  • 승인 2017.11.20 2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신화남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가인이는 우리 나이로 여섯 살이다. 어느 날,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자기의 꿈을 발표해 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꿈이란 어른이 돼서 자기가 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아이들은 경찰, 의사, 로봇 박사, 야구선수, 선생님 등 자기의 꿈을 이야기했다. 이윽고, 가인이 순서가 됐다.

 “선생님, 저는 벌써 꿈을 이뤘어요.” 가인이의 말을 들은 선생님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여섯 살짜리 아이가 벌써 꿈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 꿈이 도대체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그래? 가인이의 꿈은 무엇이지?” “저의 꿈은 ‘초록○○’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벌써 ‘초록○○’이니까 꿈을 이룬 거예요.” ‘초록○○’은 국내외 아동을 위해 생존 지원, 보호 지원, 발달 지원, 권익 옹호 등을 펼치는 아동복지 전문기관이다. 가인이와 어머니는 이 단체의 후원자인 것이다. 가인이의 어머니는 딸이 말귀를 알아들을 무렵부터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가장 큰 행복’임을 가르쳤다고 한다.

 가인이 어머니의 가르침처럼 진정한 행복이란 자신이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베풀거나 나눠 줄 수 있을 때 있는 것이다. 물론 칭찬이나 보답을 바라고 베푸는 기부나 자선은 진정한 나눔의 자세가 아니다. 자신의 과일과 가지, 둥치마저 송두리째 주고도 행복했다는 ‘셀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훨씬 더 큰 법이다.

 성경에는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다. 이웃이 굶주림에 신음하고 있는데 나 혼자 산해진미를 쌓아놓고 먹는 것이 무슨 행복이겠는가! 그런데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그런 사람이 많이 있다. 남이야 죽든 말든 나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배금주의 사상이 팽배한 오늘날의 사회에는 더불어 사는 삶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섬’에 스스로를 가둬 놓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는 물론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스스로 고립시키고 불행하게 할 뿐이다.

 우리나라는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 난지 오래됐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100% 절대빈곤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 아직도 이 사회, 우리 이웃 중에는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가난과 병마에 몸부림치는 우리의 이웃이 있다. 이 모든 것을 정부의 책임으로만 돌리고 눈을 감아버린다면 이 사회는 삭막한 사회가 되고 말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는 올바른 가치관의 부재에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처럼 인간의 천박성을 드러내는 말이 또 있을까! ‘개같이 번다’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번다는 뜻이며 ‘정승같이 쓴다’는 말은 타인을 깔보고 거드름을 피우며 쓴다는 뜻이다. 이러한 사람의 눈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나 나눔은커녕,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기대할 수 없다.

 가치관 교육은 성인이 돼서는 매우 어렵다. 철이 들기 전부터 철저하게 가르쳐서 체질화시켜야 한다. 말귀를 알아듣는 때부터 대화를 통해 옳고 그름을 가르치고 주고받는 상호 존중과 배려, 그리고 나눔 교육을 시켜야 한다. ‘아픔은 나눌수록 줄어들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처럼 이 세상의 모든 ‘가인’이가 남과 더불어 사는 기쁨을 삶의 방식으로 삼고 살아간다면 우리 사회, 우리나라는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하겠는가! 선진국이란 그 나라 국민들의 의식이 얼마나 선진화돼 있느냐에 있는 것이지 결코 국민소득으로만 평가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