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없이 맞은 집중호우 피해, 반면교사로
태풍 없이 맞은 집중호우 피해, 반면교사로
  • 한상균 남부본부장
  • 승인 2017.09.1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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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균 남부본부장
 지난 11일 거제시에 내린 집중호우로 장승포가 350㎜를 기록해 최대강수량을 보인 가운데 상문동 337㎜, 옥포2동 320㎜ 등 평균 273.2㎜의 비가 내렸다.

 태풍을 동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집중호우를 당하는 것은 그리 흔치 않은 경험이다.

 거제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현진에버빌 뒤편 토사 유출로 차량 4대 파손, 주택침수 52가구, 수산 증ㆍ양식시설 7개소, 농작물유실 3개소, 공공시설은 두모교차로 사면 유실 등 8개소 등에 피해를 냈다.

 기록적인 집중호우에 비해 인명피해 없이 재난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행정의 철저한 사전대비도 있었지만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집중호우가 몰아친 지난 11일은 음력 7월 21일로 조금(23일)때를 이틀 앞둔 시점이지만 간만조의 흐름이 둔화된 시기인 데다 오전 11시 55분이 만조 시간이었다. 이번 집중호우는 전날 저녁부터 간헐적으로 비가 내렸지만 새벽 4시부터 시작돼 오전 11시 30분까지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해수는 최대 만조 시점이 되기까지 차올랐다.

 이 시각 거제 도심의 하천인 고현천은 이미 범람해 시외버스정류장 앞 도로와 이어지는 국도 14호선을 40~50㎝로 채워 차량은 물 위를 떠다녔다. 고현항으로 흐르는 수월천, 동부면 오망천도 도로 바닥과 수위를 분간하기 어려운 일촉즉발의 순간을 맞았다.

 따라서 고현 거제수협 사거리에서 중곡로타리, 옥포 대우조선해양별관 앞 도로, 아주동일대 등 바다와 인접한 도로는 이미 오전 8시를 기점으로 차량통행이 중단됐다.

 직접적인 주민피해는 일운면 지세포 회진마을로 상습 침수지역인 이 마을은 70여 가구 중 50여 가구가 방까지 물이 차는 침수피해를 당했다.

 이 마을을 우회하는 교왕천이 삽시간에 범람하면서 마을을 덮쳤다. 바로 위쪽에 건립 중인 아파트, 호텔, 숙박시설 등 건설현장에서 쏟아진 자갈과 토사로 하천 바닥이 높아진 데다 시간당 약 40~50㎜로 쏟아지는 집중호우로 이미 아침 시간에 범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9월 12일 태풍 매미는 거제는 물론 전국적으로 해안가를 무차별하게 휩쓸었다.

 이때도 만조 시간대 태풍과 해일, 집중호우가 몰아쳐 사상 최대의 피해를 냈다.

 이번 재해는 태풍을 동반하지 않은 시점에 집중호우만으로 재난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행정당국의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요망된다.

 기후변화의 징후가 세계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여름 태풍은 거의 일본의 벽에 막혀 소멸하거나 중국이나 동해안으로 빠지는 경향이지만 영어 알파벳 er로 끝나는 9, 10, 11월의 태풍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한다.

 시민들은 사면이 바다인 거제는 9ㆍ11 집중호우가 만조 시간대 태풍 매미 같은 태풍으로 내습했다면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토사 유출지역, 건설현장, 침수피해 마을 등은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보강 차원을 뛰어넘는 항구적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

 9ㆍ11 집중호우는 시기적으로 침수피해를 극대화할 자연조건을 갖춘 시기였지만 태풍을 동반하지 않아 해일이 없었고 때마침 집중호우도 그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피해복구에 만전을 기하면서 반면교사의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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