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간’ 책을 읽고
‘대리인간’ 책을 읽고
  • 김은아
  • 승인 2017.09.0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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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아 가야문화예술인연합회 회장
 시간을 할애해서 책을 읽는 것이 쉽지 않은 바쁜 일상을 보내며 출퇴근 시간에 책 읽기를 시도했다. 한동안 멀미를 느끼게 하던 책 읽기가 요즘은 수월해지며 출퇴근이 기다림의 시간이 됐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자신이 ‘지방시’(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임을 고백했던 김민섭 작가의 자전적 글인 ‘대리사회’이다.

 2018년 김해의 책 후보 도서 선택을 위해 읽는 책 중 한 권이다. 대학에서 교수도 학생도 아닌 어중간에 위치에 있는 경계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가 학교를 그만두고 대리기사로서의 삶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사회의 현상들을 비판하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그 누구도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서 행동하고, 발화하고, 사유하지 못하고 남들의 욕망을 대리 수행하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대리사회에서 한 인간은 더 이상 신체와 언어의 주인이 아니었고, 사유까지도 타인의 욕망을 대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타인의 운전석에서 내린다고 해도 저자는 더 이상 온전한 ‘나’로서 존재하지 않고, 그렇게 이 사회 여러 공간에서의 경험에 따라 ‘순응하는 몸’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는 결국 그렇게 이 사회의 ‘대리인간’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 본 ‘공범자들’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머리를 스친다. 권력이라는 힘으로 기자의 입과 눈과 발을 묶은 방송 매체의 이야기였다. 보면서 탄식하기도 하고, 분통이 터지기도 하고… 2시간이라는 시간이 참 답답하게만 느껴졌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대리인간, 대리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런 몸부림들이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결코 없어질 것 같지 않던 부조리가 조금씩 뿌리를 드러내고 있고, 각성의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조금은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고 있지 않나 싶다.

 이처럼 모두가 각성한 세상은 대리기사가 타인의 운전석에서 내리면서 더 이상 상대방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우리도 어디에서든 자신이 주체로서 발화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 갈 세상’ 아닐까….

 2017년 김해의 책 주제와 맞물린 책의 의미를 되새김하며 지난 7월 12일 김해 기적의 도서관에 있었던 어린이 도서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의 박현경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떠오른다. 1부 가족극 공연과 2부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알찬 시간을 가지고 부대 행사로 도서 교환전을 가졌던 행사가 ‘우리가 만들어 갈 세상’이라는 주제의 작은 출발이 아니었을까 싶다.

 작은 움직임이 큰 울림이 돼 세상이 좀 더 밝고 희망차기를 기대하며 김해의 책에 대한 독후감 및 독후활동사례 작품 공모전을 기대해 본다. 어린이 도서와 더불어 일반도서인 ‘한 스푼의 시간’의 공모 기간은 지난 7월 17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이고 초등부, 중ㆍ고등부, 일반부로 나눠서 공모를 진행하니 독서의 계절 가을, 내가 속한 세상에서 나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봄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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