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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위치 바꾼 이대호 ‘부활’
타격 위치 바꾼 이대호 ‘부활’
  • 연합뉴스
  • 승인 2017.08.1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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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390
▲ 지난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1점 홈런을 치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지난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13차전.

 롯데의 4번 타자 이대호는 두산 선발 마이클 보우덴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쳐내고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대호는 0-1로 뒤진 4회말 보우덴의 시속 145㎞짜리 바깥쪽 빠른 공을 잡아당겨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2-2 동점이 된 6회말에 터진 시즌 24호는 전 타석과 비슷한 코스로 들어온 바깥쪽 포크볼이었다.

 이대호가 몸쪽 공에 숱하게 서서 삼진을 당했던 장면을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의아할 것이다.

 왜 보우덴과 양의지 배터리는 이대호에게 몸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대결했을까. 그 답은 이대호의 타격 위치에 있다.

 이대호는 최근 들어 스탠스 위치를 홈플레이트에서 조금 물러서서 잡았다.

 두산 배터리로서는 과거의 몸쪽 코스가 이제는 한가운데에 던지는 꼴이 되니 바깥쪽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과 미국을 거쳐 6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이대호는 시즌 초반만 해도 타격 거의 전 부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역시 이대호’라는 찬사가 뒤따랐다. 약점이 없어 보였던 이대호는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숙제를 떠안게 됐다.

 바로 몸쪽 공에 대한 대처였다. 상대 투수들은 집요할 정도로 몸쪽을 공략했다. 삼십 대 중반의 나이에 쉽지만은 않은 장애물이었다.

 몸쪽 공을 지나치게 의식하느라 타격 밸런스와 스윙 궤도가 망가졌다.

 지난달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몸쪽 공을 갖다 맞히는 데 급급한 스윙으로 탄식을 자아냈다.

 경기를 중계한 해설진은 이대호의 이런 스윙은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였다.

 한화 이글스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14타수 1안타로 마친 이대호는 후반기 첫 8경기에서 타율 0.172(29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에 그치며 깊은 부진의 수렁에 빠졌다.

 이 8경기에서 무안타 경기만 4차례였고, 삼진은 8개나 당했다.

 이대호는 조원우 감독과 함께 해법 찾기에 나섰다. 해답은 타격 위치의 변화였다.

 타격 위치를 바꾸며 몸쪽 공에 대한 부담을 덜자 막힌 수도관이 터지듯 타격감도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90(41타수 16안타)에 3홈런 9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 11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는 0-1로 뒤진 4회초 NC 선발 제프 맨쉽을 상대로 동점 솔로포를 터트리고 5-3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15~16일 사직 두산 베어스와 홈 2연전에서는 두 경기 모두 결승타를 쳐내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연승을 달린 6위 롯데는 4위 LG 트윈스, 5위 넥센 히어로즈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유지하며 5년 만의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최근 기세만 보면 뒤집기 어려운 격차가 아니다. 롯데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8승 2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다.

 그 중심에는 몸쪽 약점을 지워내고 되살아난 이대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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