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한번 듣기 좋은 소리다. 폭염 끝 소나기처럼 씩씩하고 당차다. 반갑고 고맙다.
KBS 2TV 월화극 `쌈, 마이웨이`가 낮 동안 쌓인 피로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싱그러운 모습으로 마무리하며 지난 11일 퇴장했다.
아직은 체력이 좋아 몇대 맞아도 끄떡없고, 소화력이 좋아 뭐 좀 잘못 먹어도 별 탈이 없는 20대 청춘의 이야기는 보고 있으면 미소가 절로 피어오르게 했다.
마지막회 전국 시청률은 13.8%(이하 닐슨코리아), 수도권 시청률은 14.4%로 집계됐다. 자체 최고 기록이다.
같은 시간 경쟁한 MBC TV `파수꾼`은 9.3%-10.2%, SBS TV `엽기적인 그녀`는 7.7%-8.7%를 각각 기록했다.
`쌈, 마이웨이`를 통해 신예 임상춘 작가는 존재감을 과시했고, 여주인공 김지원은 배우로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줬다.
박서준, 안재홍, 송하윤도 자기 몫을 확실히 하며 싱그러운 청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재벌 2세도 없고, 특전사 대위도, 외계인도 없었다. 대신 `지지리 궁상맞은` 청춘들이 자리했다.
환상적인 판타지가 없는 드라마가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는 없었다.
그러나 `쌈, 마이웨이`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며 자신의 체급에서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는 데 성공했다.
없는 자들의 깡과 열정, 작지만 당찬 꿈을 그리면서도 내내 10~13%의 시청률을 유지한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주인공 4인방은 현실감이 높은 캐릭터였다. 드라마는 이들 네 명의 캐릭터와 사연이 땅에 발을 딛고 서 있게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