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문, 안 두 후보는 호남지지를 기반으로 DJ 정신계승자로 자처해온 인물들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문 후보보다 국민의당 안 후보가 DJ 정신계승자를 자처하며 첫 선거일정도 광주에서부터 출발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당이라는 당명으로 딴 살림을 차리면서 호남지역의 의원들이 국민의당 간판으로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석을 차지하면서부터다.
여기에 DJ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박지원 대표가 함께하면서 안철수 후보는 어느 날 국민의당 대선주자가 된 것이다. 안 후보는 호남과 아무런 연고가 없다. 그리고 평소의 정치적 성향도 보수 쪽에 가깝지 진보는 아니다. 고로 문 후보와 차별화가 되는 후보다.
이러다 보니 KBSTV 토론회 및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문 후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보수세력이라 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 지지율이 한 자리 숫자에 머무는 만큼 이들 보수세력의 부동층을 흡수하기 위한 선거전략이 아닌가 생각된다.
문 후보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은 선거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은 제19대 장미 대선의 특이한 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주적이다. 적이다’를 두고 한판 공방전이 있었고 송민순, 홍준표의 회고록과 문 후보의 말 바꾸기에 대한 언론의 신랄한 비판이 있기도 했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도 같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의 말 바꾸기 행태는 유권자들이 분명히 가려야 할 사안이 아닌가 한다.
또 안철수 후보가 인위적인 단일화는 거부한다면서 국민에 의한 단일화는 할 것이다. 그리고 연정은 않고 협치는 할 것이라는 이분법적 언어 구사는 유권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자기만의 사고 아닌가 생각한다.
문 후보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했다가 유권자들의 동요가 있자 뒤늦게 ‘미국과 협의한 후에’라고 말을 바꿨다.
이들 두 후보의 모호한 대선 전략은 갈 곳 잃은 보수층의 부동표를 의식한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일기도 하지만 대통령이 될 사람들이 해서는 안 될 처신이 아닌가 생각된다.
제15대ㆍ16대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이 하늘을 치솟았다. 제15대 대선에서는 누구도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에게 이회창 후보가 패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였다.
그 후 지난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는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에게 뒤졌다.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노무현 후보 지지자는 한 자리 숫자에 머물렀고 이회창 후보는 50% 선에 근접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세론에 반박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제15대 대선에서는 한나라당의 공천과정에서 탈락한 이인제 후보가 출마하면서 보수층의 표가 분산되면서 김대중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는 결과를 초래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제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양자 싸움이어서 보수와 진보의 대결 구도 였다. 선거 초반에는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큰 차이로 열세였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변수가 일기 시작, 이회창 대세론이 꺾이면서 제16대 대통령은 상고 출신 변호사의 보통사람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킨다.
이를 볼 때 정말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대선주자들의 선거전략, 생각 등이 이랬다저랬다 하듯이 유권자들의 생각도 바뀔 수 있다. 지금은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지지율에 앞서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후보들도 문재인, 안철수 후보 못지 않는 경쟁력 있는 훌륭한 정치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대세란 항상 유동적이다.
지금이라도 유권자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거기에 걸맞은 공약을 내걸어라. 그리하여 문, 안, 홍, 유, 심 후보를 비롯한 모든 대선 출마자들이 선의의 경쟁으로 장미 대선을 치러라. 후보 간 말꼬리 잡기와 인신공격 네거티브는 지양하고 이름 그대로 향기로운 장미 대선을 맞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