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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청소년 금연교육 빨리 할수록 효과 더 크다
[기획/특집]청소년 금연교육 빨리 할수록 효과 더 크다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7.04.10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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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금연교육연구소 초대 소장 원종하 교수
연구 결과 저널 발간 계획 ‘금연학교’서 희망 키우기
▲ 인제대학교 국제경상학부 교수이자 금연교육연구소 소장인 원종하 교수는 청소년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담배를 팔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성인과 달리 청소년 흡연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이유는 뭘까? 청소년 흡연이 성인보다 훨씬 위험하기 때문이다. ‘핵’보다 무서운 흡연을 알리는데 힘쓰는 교수가 있다.

 인제대 국제경상학부 원종하 교수는 지난 3월 14일 ‘금연교육연구소’를 설립했다. “경남 청소년 흡연율이 다른 시ㆍ도보다 높다. 청소년뿐 아니라 대학생, 성인까지 금연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연구를 수행할 ‘금연교육연구소’를 설립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원 교수는 “청소년의 생애주기와 연결하는 금연교육과 연구를 바탕으로 지자체의 조례 제정,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캠페인까지 벌여 금연성공률을 향상시키고 전체 흡연율도 끌어내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연구 결과물들은 논문을 통해 연구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게 저널도 발간할 계획이다”고 말한다.

 원 교수는 청소년에게 금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한 번 시작한 흡연이 지속되지 않도록 지역사회와 어른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도할 때 우리 미래 세대에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금연 전도사’다.

▲ 원종하 인제대 금연연구소장

 -청소년 금연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게 된 계기가 무언지요.

 지난 2013년 인제대 학생복지처장을 맡았을 때 인제대를 ‘금연캠퍼스’로 조성하는데 힘썼다. 그 당시 매주 1회씩 점심시간을 이용해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캠퍼스를 돌면서 담배꽁초를 줍고 금연 캠페인을 했다. 그때 많은 학생들이 금연을 결심하는 것을 보면서 금연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최근 중고등학생들의 꿈을 찾아주는 토요 꿈 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또래 학생들이 담배를 많이 피운다는 이야기를 듣게 돼 이 ‘백해무익’한 담배를 어떻게 하면 끊게 할까 고민을 하다 일을 확장하게 됐다.

 -국제경상학부 교수로서 청소년 금연에 열을 쏟는 이유는?

 금연교육은 전문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학생 한명 한명의 존재를 인정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즉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기본이 된 후 접근방법을 다양하게 해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학생복지처장 시절에 핑크색 재킷을 입고 학생들을 만나면서 금연 정책을 추진해 본 경험이 큰 용기를 준 것 같다. 직접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고 미래에 대한 꿈을 갖게 해주면서 인생 전반에 대한 비전을 갖게 한 후 건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 학생들이 금연 결심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청소년 흡연이 더 위험한 이유는.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변화와 성숙이 이뤄지는 단계이기 때문에 금연교육을 일찍 시작하면 그만큼 효과가 크다. 특히 어렸을 때 일수록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교육을 받고 금연의 폐해에 대해 알게 된다면 흡연 권유를 받거나 욕구가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거절을 하거나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친구나 부모님 중에 흡연자가 있으면 흡연할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요?

 처음 담배를 피우게 된 주된 이유를 지난해 설문조사 해 보니 호기심으로 피우게 된 학생이 53.3%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친구의 권유가 26.2%, 선배, 형, 오빠, 누나, 언니의 권유가 7.3%로 나타났다.

 또한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금연학교 참여대상자의 주변인 흡연 현황 조사 중 대상자 모두가 친한 친구 중 흡연자가 있었고, 아버지가 현재 흡연을 하는 경우가 60.1%, 어머니가 흡연을 하는 경우도 11.1%로 나타나 주변에 흡연을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흡연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경남도교육청 ‘청소년 금연학교’ 책임자로서 활동할 때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었는지.

 지난해 경남도교육청에서 실시한 2016 청소년 금연학교 위탁 운영을 맡아 1년 동안 추진했다. 이번 청소년 금연학교에는 학생 478명과 학부모 37명 등 총 515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 병원과 협력네트워크를 통해 학생들의 심리상태나 금연정도에 따라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금연 전문가들과 함께 금연학교와 가정을 연계한 흡연예방교육을 했다. 구체적으로는 정신건강 의학전문의, 금연상담사, 사회복지사, 심리치료사 등 전문가 그룹 28명이 참여하는 진로와 연계한 상담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에 참여한 학생 중 2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실태조사를 했다. 경남도내 흡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처음이다.

 -흡연학생들이 보이는 공통적인 심리적ㆍ환경적인 요소 같은 것들이 있나요?

 “네. 심리적인 요인으로는 자존감이 낮아 존재감을 조금 더 높이려는 경향을 보인 학생들이 많다. 환경적으로는 가정에서 담배를 피우는 부모님이 계시거나 선배들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을 때 피우게 되는 경향이 높다. 건강에 대한 생각보다는 관계에서 타인과 조금 더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담배를 피우게 되는 패턴이 있다. 환경적으로는 노출이 많을 때 더 심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교와 가정을 연계한 흡연예방교육이 중요하다고 보는군요.

 “네. 그렇다. 가정에서도 자녀가 담배를 피우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담배를 피우시는 부모님부터 금연을 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가 담배를 피우는 사실을 알았을 때 혼내기보다는 왜 담배를 피우게 됐는지, 또 어디서 자주 피우게 되는지 등을 물어보고 그러한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함께 운동이나 산책을 하는 방법을 통해 자연스럽게 금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 금연학교’ 성과가 있었나요?

 “네. 청소년 금연학교는 금연교육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생전반에 대해 진로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 금연상담과 금연교육, 심리검사 등을 연계해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학부모의 동의를 수락한 후 입교하게 되는데요. 많은 학생들이 담배를 끊으려는 생각은 하는데 개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다. 한 해 동안 운영한 ‘청소년 금연학교’는 성과가 적지 않다. 도내 51개 학교를 찾아다니면서 중학생 118명, 고등학생 320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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