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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식목일 한 달 앞당겨야 한다
경남 식목일 한 달 앞당겨야 한다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3.05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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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빨라져 3월 초순이 적기 당국 70년 전 고집
▲ 일 김해시 강동 김해산림조합 양묘장 나무시장에서 시민들이 묘목을 고르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이번 나무시장은 다음 달 14일까지 운영된다. / 김해시산림조합
 지구 온난화로 2월 중순이면 경남을 비롯한 남부지역에서 식목이 시작되는 등 나무 심는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식목일은 여전히 70년 전에 지정된 4월 5일이어서 현실에 맞게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언 땅이 녹고 나서 새싹이 돋을 때까지를 식목 적기로 보고 나무 심기를 권고하고 있다.

 기상자료 등을 종합할 때 평균기온 6.5도일 때 땅이 풀리고, 7.3도가 되면 나무에 싹이 돋는다. 경남지역은 2월 21일과 3월 31일이 이 시기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이때가 나무 심는 최적기란 뜻이다. 평균적으로 계산하면 경남지역의 경우 3월 초순이 땅이 풀리고 싹이 돋는 시기의 한가운데이다.

 지난 1946년 식목일을 지정할 당시 평균기온이 지금은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3월 초순께 나타나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싹이 돋는 것은 나무가 뿌리를 통해 물을 끌어올려 증산작용을 시작했다는 방증”이라며 “이 시기를 넘겨 옮겨 심은 나무는 수분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활착률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경남지역 묘목시장에서도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창원시 의창구에 위치한 산림조합중앙회 경남지역본부는 지난달 21일 나무시장을 개장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산림조합 경남본부 관계자는 “남부지방의 나무 심는 최적기는 3월 중순에서 하순까지”라며 “3월 하순부터 4월 초순인 중부지방의 식목 시기를 고려하더라도 식목일을 최소 1주일에서 열흘 정도는 앞당기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남지역 지자체도 대부분 식목일 이전에 나무를 심는다. 지난해 김해시는 3월 18일 식목행사를 했고 창원시도 같은 달 25일 나무를 심었다. 다른 지자체들도 대부분 이와 비슷한 시기에 나무 심기 행사를 했다.

 식목일을 앞당기자는 여론은 오래전부터 형성, 논의돼 왔다. 지난 2009년 식목일 변경안이 국무회의에 상정됐으나 현행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 났다.

 당시 산림청은 70년 넘게 이어온 국가 기념일이라는 상징성과 향후 통일시대에 대비한 결정이라고 항변했다.

 지난 2013년에도 이를 둘러싼 정부 차원의 의견 수렴이 있었지만, 통일을 고려하면 2~3월이 적기인 남한과 4월 이후 나무를 심는 북한의 중간적인 시기가 적당하다는 논리 때문에 바뀌지 않았다.

 산림청 관계자는 “식목일 자체를 상징적인 기념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반드시 이날에 맞추지 말고 지역별로 적정한 때를 골라 나무를 심으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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