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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 우리는 잊지 말아야”
“아픈 역사 우리는 잊지 말아야”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2.27 20: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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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실내 소녀상 김해 서울이비인후과 병원장 사비 들여 제작
▲ 27일 오후 2시 김해시 내동 서울이비인후과의원에서 소녀상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정태기(왼쪽에서 세 번째) 원장ㆍ변재봉(네 번째) 조각가.
 “아픈 역사를 잊지 말아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과오를 줄일 수 있죠.”

 27일 오후 2시 김해시 내동 서울이비인후과의원. 99㎡(30평) 남짓한 병원으로 들어서면 작은 체구의 소녀상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소녀가 의자 없이 앉아 있는 모습은 제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것 마냥 불안해 보인다. 소녀상 바닥에는 군화 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다.

 소녀는 분노에 가득 찬 듯 오른손을 꽉 쥐고 왼손은 무엇이라도 포용할 것 같이 부드럽게 펴고 있다.

 이 소녀상의 이름은 ‘분노와 용서의 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리기 위해 정태기 원장이 사비 1천300만 원을 들여 만들었다.

 어린 학생 환자가 많은 만큼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게 아픈 역사를 알리려는 취지에서다.

 경남지역에서 주로 작품 활동을 하는 변재봉 조각가가 정 원장의 부탁으로 이러한 취지를 살려 소녀상을 제작했다.

 원래라면 4천~5천만 원가량 소요됐을 제작비가 1천만 원 대에 불과했던 것도 변재봉 조각가의 재능기부 덕분이다.

 전국 50여 곳에 들어선 소녀상은 모두 실외에 있지만 이 소녀상은 처음으로 실내에 설치됐다. 소녀상을 단체가 아닌 개인이 건립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정 원장은 행여나 소녀상의 취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병원 직원들만 참석한 채 간소하게 제막식을 진행했다.

 병원 한켠에서 모금 중인 시민 성금은 이달 말께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돕는 ‘나눔의 집’에 전달할 계획이다. 현재 200만 원가량이 모금됐다.

 정 원장은 “우리 스스로가 역사의 주체임에도 무관심 속에서 위안부 할머니 문제가 잊혀지고 있다”며 “병원을 찾는 주 고객인 학생들이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변 조각가는 “단순하게 조각할 수도 있었지만 초현실적인 감각을 가미해 보는 사람에게 해석의 여지를 주는 것이 기억에 더 오래 남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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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짓그만 2017-02-28 04:46:29
전국에 경쟁적으로 위안부 동상을 세운 것도 모자라서 이젠 개인병원에까지 위안부 소녀상을 세우고 있냐?그렇게 하면 손님이 많이 찾아온다고 하더냐? 이런 무개념 인간들이 많기에 한국사회가 발전될 수 없는 것이다.평화를 원하면 아픈 과거는 잊고 선린외교를 지향하고 응원해야지.. 후대까지 불신과 증오를 물려주는 게 애국이라고 생각하는가?이젠 100년 전의 아픔은 잊고 미래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불우이웃에 관심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