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5:08 (금)
세계 작물생산 감소와 생산성 도전
세계 작물생산 감소와 생산성 도전
  • 신공식
  • 승인 2017.02.20 1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신공식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안전성과 농업연구사
 최근 미국은 60여 년 만에 최대 가뭄을 겪고 있다. 예전과 달리 남서부 지역이 12개월 이상 높은 기온을 나타내고 있고, 점차 중부지방으로 가뭄이 확산되는 것으로 미국기상기록센터는 보고했다. 더욱이 그 어떤 가뭄보다도 긴 ‘메가가뭄(Mega Drought)’이 미 남서부 지역에 닥칠 수 있다고 예측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의한 가뭄은 미국에 국한돼 나타나지 않는다. 중남미, 동남아시아, 호주, 인도, 아프리카, 남부 유럽 등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장기간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10%에서 최고 50%까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식량 수출국이지만, 장기간 가뭄과 고온으로 옥수수 및 밀 생산량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전 세계 농산물 생산량 감소는 국제 식량 공급과 가격상승에 대한 우려를 증가시키고 있는 상황이고, 세계 인구 증가에 따라 향후 2050년까지 70% 이상의 더 많은 식량 생산량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는 1960년 중반 국제미작연구소(IRRI)에서 개발한 IR8 벼(통일벼 모체)를 심은 지 50년이 된 것을 기념했다. 60년대와 70년대 아시아 국가들이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IR8은 수백만 명을 기아에서 구했고 식량을 제공한 최초의 생산성 높은 다수확 벼 품종이었다. IR8의 생산성은 전체 식물 중량의 50% 정도가 곡물 중량으로 녹색혁명에 중추적 역할을 하며 ‘기적의 벼(Miracle Rice)’라 불리게 됐다.

 하지만, 식량 생산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녹색혁명을 이끈 작물과 농법들은 이후 몇 가지 장기간에 걸쳐 문제점을 나타냈다. 화학비료 및 농약 사용의 높은 의존도는 토양 및 환경오염을 유발했고, 많은 관개용수 이용은 수로와 저수지 축조에 따른 농사비용을 증가시켜 가난한 농부들은 농촌을 떠나고 부농들에 의한 대단위 경작이 이뤄지면서 한 두어 품종만이 경작됐다. 이런 재배 작물의 생물학적 다양성 축소는 병의 확산과 환경 적응성을 약화시켰다. 장기간 지속된 결과들이 문제점보다 더 좋은 결과들을 낳았는지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녹색혁명 작물과 농법들은 수십억 인구를 기아에서 구했지만, 오늘날 여전히 식량 안보는 아시안 국가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 관심사에 있다. 수백만의 빈곤층들은 계속해서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세계 곳곳의 농민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 가뭄, 홍수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종속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영양분을 가지면서 환경에 영향이 적은 품종의 개발이 필요하고 또한 관수, 비료 및 농약 사용 빈도가 낮은 작물 개발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는 건조 또는 홍수에 보다 높은 저항성을 갖도록 개발된 새로운 벼 품종들이 좋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기아로부터 목숨을 잃는 유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전자공학기술을 이용, 비타민A 생산 벼가 이미 개발돼 있고, 혈당을 낮게 유지하고 에너지를 천천히 방출하는 작물도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IR8 벼와 같은 작물이 공급했던 생산성의 문제가 남아있다. 2050년까지 지구상에 있는 90억 이상의 인구를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하는가가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일반 작물보다 더 빠르게 자라는 ‘과급 작물’(supercharged plants)이 전 세계 식량 공급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은 식물의 유전자 구조를 변형 또는 변경함으로써 성장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 유전자 변경으로 작물이 빛에 빠르게 반응하여 광합성률을 높게 함으로써 식물체가 태양빛에서 빠르게 자라고 그 대부분을 식량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기후변화와 지구온도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세기 내 세계 인구의 식량 확보를 위해 과학계가 식물 광합성의 개선으로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이유이다.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는 모델식물인 담배를 이용해서 어둠 상태 후 회복 시간을 단축하는 유전자를 첨가함으로써 일반작물보다 20% 이상 빠르게 식물생장을 촉진시켜 작물의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었고, 현재 중요 식량 작물인 벼, 콩, 동부 및 카사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대학도 IRRI와 공동으로 제2의 녹색혁명에 맞는 ‘슈퍼 벼’(Super Rice)로 불리는 신초형(New-Plant-Type) 벼 개발을 수행 중이다. 슈퍼 벼는 전체 식물 중량의 60%가 곡물 중량으로 하는 획기적인 품종 개발로 현재 재배되고 있는 벼 품종들보다 적어도 20% 이상 수확량을 안정적으로 높일 수 있어서 세계 쌀의 생산성을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후변화가 작물의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세계 식량 부족은 작물을 최대 생산 한계로 밀어 넣고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작물은 자연적인 상태로는 생산성 증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형질전환 또는 첨단유전공학과 같은 기술의 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의 곡물시장도 앞날을 전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매년 곡물의 수입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고, 한반도의 기온 상승과 예측하지 못한 기온 변화가 발생하고 있어 작물의 환경적응 변수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이 시점에 미래의 식량주권 및 위기 해결을 위해서 정치, 사회 및 과학계의 집중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앞으로 작물의 환경 강화 품종과 농업 재배기술의 개발이 시급하고, 첨단과학기술 이용에 대해 이질적인 것으로 배척하기보다 미래의 식량 생산성을 위해 인식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