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4:26 (토)
숨어 있는 바람
숨어 있는 바람
  • 박종한
  • 승인 2016.11.20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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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한
우직하게 선 산사 대웅전 추녀마루 아래

풍경은 번뇌를 비운 자리에 앉아

금당(金堂) 쪽으로

숨어 있는 바람을 데불고

한시도 가만있지 못한 채

밖으로 밖으로 나오려

마음 하나도 채워놓지 않고

새털처럼 가벼운 몸짓

텅 빈 마당에 내려놓는다

닿을 듯 말 듯 욕된 하루 다 보내고

무딘 의욕만 숨긴 나머지

만물은 어느덧 아상을 여의고

오렷한 기운으로

풍경 소리에 묻혀

무거운 짐을 벗어놓는다.

시인 약력

문예운동 여름호 등단

황령문학회 동인

부산사투리보존협회 자문위원

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이사

평설

 따옴시는 고즈넉한 산사의 적료를 그대로 표현하면서 의인화한 자연, 바람으로 이를 승화시키고 있다. 깨달음으로 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미지를 살린 은유서정을 그대로 간직한다. <안태봉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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