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7:43 (금)
화려한 변신
화려한 변신
  • 정창훈 기자
  • 승인 2016.07.27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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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문화ㆍ체육부장
 염색은 머리카락의 색을 바꾸는 것으로 본래의 모발에 인위적인 기술을 응용해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일련의 욕구다.

 머리숱도 많고 머리카락은 빗자루처럼 뻣뻣하다고 불평하던 것이 어제 같았는데, 얼마가 지나 머리 중간중간 새치가 나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소파에 누워 흰 머리카락 1개당 100원씩을 준다면서 아들에게 새치 뽑기 알바를 시킨 적이 있다.

 눈앞에 새치가 거슬려 무조건 뽑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새치를 뽑으면 새치가 더 많이 생긴다는 속설로 새치를 뽑지 않았다. 새치라고 자꾸 뽑다 보면 결국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고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새치는 유전적인 원인도 있지만 질병이 있거나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을 때도 발생한다.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아도 새치가 생기므로 새치에 대해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새치로 인한 스트레스로 새치가 더 많이 생길 수도 있다.

 주로 20대 이하의 젊은 사람들과 중ㆍ노년층에게서 염색머리를 볼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미용을 위해 갈색이나 노란색 등으로 물들이는 경우이고, 후자는 새치가 많이 난 사람들이 이걸 숨길 목적으로 검게 염색해서 젊어 보이려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수리 중심부로 갈수록 표면상 보이는 머리색과 다르게 검은색 또는 은발로 변해가는 자연 브리지를 볼 수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으레 까만 머리칼이 기본이고, 나이가 들면서 차츰 흰 머리칼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머리칼색은 TV나 외국에서 자주 보던 노랑, 빨강, 갈색 등 너무나 다양했다. 머릿결의 색깔을 보고 외국인이려니 생각하고 옆에서 보니 한국의 젊은이들이었다.

 20대도 흰머리라 불리는 새치가 있어 어쩔 도리가 없이 염색하는 젊은이들도 종종 있다. 보통 20대들이 새치가 생기면 새치로도 모자라서 머리카락이 막 빠지는 탈모까지 같이 오는 짜증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한다. 정확한 원인은 불명이라고. 당사자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머리카락이 빠지는데 젊은 나이에 새치까지 생겨버리니 새치를 뽑으면 머리카락이 더 줄어들고 염색을 하면 탈모가 더욱 심해지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리는 까매야 되는데 멋 부린다고 온갖 색깔을 들이는데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머리에 물을 들이고 나면 어른들은 탐탁지 않게 여긴다. 대부분 부모님들하고도 불편한 관계가 되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머리에 물들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방학이 되면 청소년들이 머리를 노랑, 빨강, 갈색으로 물을 들이고 개학할 때쯤이면 까만색으로 다시 염색하기도 한다.

 최근 청소년들의 우상인 아이돌들의 머리 모양과 색은 너무나 다양하다. 이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은색, 금색, 분홍색, 파란색, 때로는 두 가지 색으로 머릿결을 염색한다. 머릿결을 염색하는 것이 이들에게는 개성의 표현이며, 타인과 차별성을 드러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들은 그간 억눌렸던 끼를 분출하는 방법으로 갖가지 색으로 머릿결을 염색한다. 그러나 그것도 한 학기쯤 지나면 시들해진다. 머리염색보다 더 시급한 현실적인 문제들이 그들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 컬러TV가 등장하면서 유행하기 시작한 헤어스타일은 연예인의 머리를 흉내 내면서 시작됐다. 헤어스타일과 색으로 변화를 주어 차별화된 모습으로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했다.

 대학 입시를 마치고 방학에 들어간 아들이 머리를 노랗게 염색을 하고 왔다. 특별한 설명도 안 하고 네가 그럴 줄 몰랐다, 머리가 그게 뭐니 당장 가서 원래대로 염색하고 와라 등등 앞도 뒤도 없는 잔소리를 했지만 아들은 복지부동이었다. 여태껏 열심히 공부만 해라. 다른 어떤 것도 하지 마라. 여전히 아들의 신체에 대한 통제권을 쥐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은 머리 염색을 하거나 특이한 헤어스타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들의 이런 모습을 질타하거나 억제만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함께 대화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럴 때 청소년들은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매끈하고 윤기 나는 머리카락은 건강의 상징이다. 건강한 머리카락은 건강한 두피에서 나온다. 두피를 올바로 관리할 때 모발의 건강과 아름다움의 생명력이 지속된다. 지나친 염색은 푸석푸석한 머릿결로 가는 지름길이다. 샴푸는 머리카락이 아닌 두피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건강한 두피를 위해서 수면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업무와 학업에 의한 스트레스와 부족한 수면은 탈모를 더욱더 가속화한다고 한다.

 지난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색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 욕심일까 아님 자연스러운 현상일까. 나이가 들면서 점점 늘어나는 흰 머리카락을 감추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던 염색이 이제는 화장이나 의상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새로운 변신의 촉매가 되고 있다.

 색만 유지한다고 젊음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인위적으로 변신하고 싶은 욕망을 세상은 개성과 취미로 수용하려고 한다. 즐겁게 변신하자. 계절이 바뀌면서 거리에는 다양한 패션과 헤어스타일뿐만 아니라 골드컬러, 레드와인 컬러, 카키골드컬러, 허니블론드컬러, 두 가지 컬러로 염색한 머리가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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