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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간 소통이 분쟁 막는다
이웃 간 소통이 분쟁 막는다
  • 박태홍
  • 승인 2016.07.11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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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아파트 내 층간소음 문제와 주차 시비는 어제오늘의 사회 문제가 아니다. 산업화 이후 주거 문화가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바뀌고 차량문화가 가진 자에서 벗어나 대중화되면서부터다. 요즘 젊은이들의 차량 소유는 필수다. 옥탑방에 살면서도 외제차를 몰아야 하는 신세대들의 차량 소유 욕구는 오늘날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신세대들은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량할부로 지출된다. 이렇게 늘어난 차량만큼 주차면적이 비례해야 하는데 이를 따르지 못하니 아파트 단지와 집 앞 공터의 주차 시비는 끊이질 않고 있다. 이웃 간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는 주차 시비는 언쟁에서부터 시작, 주먹질로 이어지기 일쑤다.

 서로 조금만 양보하면 될 사안인데도 겸양의 사회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목소리가 큰 사람이 최고인 양 큰소리부터 질러댄다. 언쟁에는 위아래도 없다.

 고함부터 질러대고 나중에는 우격다짐으로 가는 게 오늘날의 사회 실정이다.

 이웃 간의 정과 겸양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다. 꽉 막힌 주거 문화도 그렇거니와 다양한 기기 발달로 인해 인간의 정서가 메마른 것 또한 그 이유가 아니겠는가? 십여 일 전 아파트 내 층간 소음문제로 위층에 사는 부부에게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으로 인해 노부부 중 부인은 숨지고 남편은 크게 다쳤다. 이 사건의 단초는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3월 아래층의 30대 남성은 두 차례에 걸쳐 위층의 노부부에게 시끄러운 것을 항의했다. 그래도 고쳐지지 않고 층간소음은 계속됐던 모양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30대 피의자는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순간적으로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이 아닌 사전계획에 의한 범행이었다. 젊은 피의자가 얼마나 층간 소음에 시달렸으면 이렇게 분노조절을 하지 못하고 범행 계획까지 세워 실행에 옮겼겠나 하는 생각이다.

 피의자를 두둔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한두 차례 항의가 있었으면 소통이 있었던 것은 뻔한 일인데 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느냐 하는 생각이다. 소통 없는 사회적 단면과 한 사람의 잘못으로 두 가족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이 사건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평소 왕래가 있어 이웃 간의 정을 서로 나눴더라면 이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었겠는가도 생각해봄직 하다.

 최근 들어 진주시내 한복판인 롯데인벤스 주상복합아파트에서도 주차문제로 주위 사람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시내 중심지 한복판에 위치해있는 데다 주상복합이어서 1, 2, 3층은 상가가 들어서 있다.

 남녀 사우나, 치과, 은행, 보험사, 커피숍, 자동차매장 등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상가로 채워져 있다.

 예전의 이 땅은 조선시대에는 객사, 일제강점기에는 재판소, 해방 이후에는 법원, 검찰, 문화방송이 들어서 있던 것을 모 건설회사에서 매입, 지금의 아파트를 지은 것이다.

 예부터 길지로 소문난 이곳은 인근에 재래시장, 백화점이 있는 데다 학군까지 좋아 주거지역으로서는 최상이었다. 게다가 이 아파트는 대형건설회사가 최고급 마감재로 실내를 장식했고 보안 시설 또한 타 아파트보다 한발 앞선 최신시설로 구축, 수요자들의 호평을 사기도 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입주민들과 상가주들의 불협화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회자되고 있다.

 입주자대표가 상가 입주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하면서부터 이들의 분쟁은 지하주차장 사용권으로 옮겨졌다.

 예전에는 상가주들이 아파트 입주자회에 일정 금액의 사용료를 주고 지하 1층 주차장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소 이후 아파트 입주자회에서는 주차장 임대료를 인상시키면서 계약 체결을 미뤘고 상가 출입 차량을 통제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다 보니 상가 경비원과 입주자대표회 간에 언쟁이 일면서 급기야는 주먹질까지 있었다.

 지난해 12월 입주자회 대표가 상가 경비원을 때려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처까지 입히며 벌금 200만 원까지 무는 형사처벌도 받았다. 이 일로 인해 이들의 분쟁은 그치질 않고 있다.

 게다가 아파트 입주자회에서는 상가출입 차량이 주차장에 들어갈 수 없도록 ‘주차금지’라는 철로 만든 팻말까지 고정해 버렸다. 이러다 보니 사우나, 치과, 은행, 자동차 매장, 커피숍 등 상가를 드나드는 고객들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소유란 잠시 가졌을 때뿐 권한을 두루 나누어 가지는 것이 더 큰 분쟁을 막을 수 있는 미봉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와 상가주들 간에 겸양을 앞세운 소통과 함께 통 큰 도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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