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두 경기에서 투구 수가 각각 126개, 115개로 많아 길게 휴식을 준 것이라는 게 두산 쪽의 설명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2위 NC전을 겨냥한 ‘표적 등판’에 가깝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두산과의 3연전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경문 NC 감독은 취재진의 이러한 지적에 “정황상 그렇게 볼 소지도 있다”며 “우리는 어쨌든 장원준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원준이 열흘을 쉬고 싱싱한 어깨로 마운드에 오르든, 아니면 나흘 휴식만 취하고 지친 몸으로 등판하든 상관없이 NC가 정규시즌 우승,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 넘어서야 할 대상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NC는 전날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만루 기회를 두 차례나 잡고도 6이닝 동안 단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결국, NC는 3-12로 대패하며 5연패 수렁에 빠졌다.
김 감독은 “어제 니퍼트의 공은 지난해보다 한참 못 미쳤다”며 “그런 니퍼트를 일찍 무너뜨려서 두산 불펜을 많이 쓰게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그 점이 정말 아쉽다”고 했다.
그는 “어쨌든 우리는 니퍼트와 장원준을 넘어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NC는 전날 선발 이민호가 4⅔이닝 9피안타 6실점 하며 일찍 무너진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김 감독은 “(이)민호가 초반에 흔들릴 때 교체를 검토하기도 했는데, 투구 수도 많지 않았고, 우리는 민호가 그런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해서 팀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바꾸지 않았다”며 “어제 안 썼던 투수들을 다 동원해서 오늘은 승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