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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신공항’ 떠는 이유 있네…
부산이 ‘신공항’ 떠는 이유 있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6.06.15 21:59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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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 항공학 검토 산봉우리 안전하면 장애물로 보지 않아
 “부산이 항공학적 검토에 떨고 있는 이유는….” 가덕도 탈락에 대한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항공학적 검토는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국내는 지난 2014년 항공법 개정 때 도입됐다. 이는 2014년 8월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등이 발의한 항공법 개정안에 근거를 두고 있다.

 특히, 김 의원 등이 발의한 항공법 개정안은 지난해 5월 29일 국토교통위원회의 대안 입법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 1년 뒤인 올해 5월 30일부터 적용됐다.

 주 내용은 항공학적 검토 결과 지형이나 기존 물건과의 관계상 항공기의 비행 안전을 해치지 않는다고 인정되면 고도 제한의 적용을 제외하는 규정이다. 즉 밀양의 신공항 대지 인근 산봉우리 가운데 비행 안전을 해치지 않는 산봉우리는 장애물로 보지 않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지상 활주로 기준으로 주변에 고도가 높은 장애물을 모두 평가하는 ‘장애물 제한 표면’과 달리 ‘항공학적 검토’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항공기 항로에 장애가 되는 장애물만 평가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해상공항인 가덕도의 장점은 상실되고 내륙공항인 밀양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항공학적 검토는 항공기 이착륙 때 안전을 위협하는 장애물만 제한적으로 제거하게 된다.

 또 부산의 꼼수가 드러났다. 부산이 남부권 신공항 입지로 밀양이 선정되면 ‘김해공항’을 뺏긴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 공분을 사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신공항이 부산과 대구 등 지방 공항을 묶어 통합 관문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고 영남권 5개 시도가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부산을 제외한 영남권 시도는 “신공항은 무조건 부산권역에 만들어야 한다는 억지 논리를 펴다 보니 이제는 김해공항 폐쇄론까지 들고 나왔다”며 “가덕도 신공항을 위해 근거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 항공학적 검토하면 가덕도 경쟁력 상실= 밀양 신공항 입지에 항공학적 검토를 적용할 경우, 제거해야 할 산봉우리 수가 27개에서 4개로 줄고, 이로 인해 사업비가 10조 원에서 4조 6천억 원으로 급감,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다.

 가덕도 활주로를 2본에서 1본으로 줄이면서까지 사업비를 줄인 부산의 노력이 무력화되는 것이다. 가덕도 공항은 6조 원이면 건설비가 가능하고 산봉우리도 국수봉 하나만 절토하면 돼 10개 이상 깎아야 하는 밀양보다 환경 훼손도 적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 주장 뒤엔 ‘조건’이 숨어 있다. 가덕후보지 사업비 6조 원 주장은 김해공항을 존치하는 것을 전제로, 또 활주로를 1본만 만든다는 꼼수로 여겨진다. 활주로 2본짜리 통합 신공항을 건설하려는 밀양과는 다른 조건인 것이다. 이 때문에 부산은 “항공학적 검토는 공항의 항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개념일 뿐 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선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새로운 공항이 아니라 기존 공항에 새로운 장애물이 생겼을 경우에 해당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와 경북, 경남과 울산은 “항공학적 개념은 기존 장애물 제한보다 더 정밀하고 세부적인 항로 안전 확보 방안이다”며 “이를 입지 평가 항목에 적용함으로써 실제 항공기 운항에 맞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는 항공학적 검토가 단순히 지상으로부터 일정 높이를 일괄 적용하는 ‘장애물 제한 표면’이란 기준보다 더 높은 단계라는 것이다. 실제 항공기가 다니는 길을 바탕으로 확보한 안전 방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나 용역기관인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 ‘ADPi’ 모두 항공학적 검토의 평가 기준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항공학적 검토는 활주로 주변 장애물 제거에 대한 기술적 평가 방식으로 입지 발표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적용 여부를 밝히게 되면 두 후보지 중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결과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부산 가덕도 아니면 공정성 제기하며 백지화 요구 수순= 정부는 물론 영남권 4개 시도는 부산의 평가 기준 가중치 공개 요구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국토교통부와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이미 지난 2월 평가 기준 30개 항목을 공개했고 영남권 5개 시도는 평가 방식과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로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경남 등 4개 시도 관계자는 “내륙과 바다인 두 후보지의 장단점이 명확한 상황에서 평가 기준 가중치까지 공개하면 선정할 입지 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에 결과 발표와도 같은 효과가 있다”며 “결국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하면서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것”이란 지적이다.

 △ 신공항 전제는 K1(김해공항)과 K2(대구공항) 등 영남권 공항의 이전 통합= 국토교통부의 2011년 신공항 입지 평가 보고서에도 영남권 신공항의 기능을 ‘기존 대구공항과 김해공항의 민항기능을 통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활주로 규모(2본)와 연간 운항횟수, 공항부지 면적 등 신공항 시설 규모와 용량이 결정된 것이다.

 이미 김해공항 이전을 동의한 상태에서 영남권 신공항을 추진하던 부산시가 가덕도 신공항을 주장하다 느닷없이 ‘김해공항 폐지 위기론’을 들고나온 셈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밀양과 접근성을 따지면 최대 수혜자는 부산이다며 대구경북은 대구공항이 사라져 오히려 불편을 겪는 측면도 있다”며 “영남권 상생을 위해 신공항 건설 추진에 동의했는데 부산이 가덕도 유치를 위해 신공항 취지와 기능까지 억지주장으로 뒤집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산이 주장하는 물류, 밀양-부산신항 거리 30㎞ ‘경쟁력 충분’= 부산은 부산신항과의 연계를 통한 국내 물류 중심을 구축하기 위해선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체 항공화물 중 해공(海空)복합운송화물의 비중이 적고 세계적으로도 감소 추세여서 부산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제 2014년 기준 전체 항공화물 13만2천t 중 환적화물은 0.5%에 불과하고, 특히 2012년 1만79t에서 2013년 5천679t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2013년 이후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물류도시 경우도 해공복합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해 홍콩(1.49%), 두바이(1.47%), 로테르담(1.44%), 싱가포르(0.62%)에 불과한 실정이다.

 △가덕도 육-해상 걸친 활주路, 장기적 ‘부등 침하’ 불가피= 바다 위에 건설하는 해상공항은 물리적으로 지반침하가 불가피해 공항 운영과 안전성에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때문에 한근수 대구경북연구원 신공항연구팀장은 바다를 매립해 건설하려는 ‘가덕도 해상공항’은 활주로에 침하가 발생, 비행안전성 확보에 큰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팀장은 “(가덕도) 국수봉을 절개, 매립한다는 가덕도 신공항은 육상과 해상에 걸쳐 활주로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지반 강도가 달라 활주로 곳곳이 서로 다르게 침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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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2016-06-18 11:14:21
oo님..
어디 바다 매립지에 건설하려는 가덕도를 안개.(바다입지인 가덕도가 밀양 보다 안개 발생일 2배이상), 철새문제(가덕도가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을숙도에서 1킬로미터..남북 방향 철새이동경로와 동서방향 비행기 진입로 일치..버드스트라이크 장관을 볼 듯..ㅉㅉ)에 전국 최대인 쥐약이 감히 철새문제를 언급...연약지반?? (수십 미터에 육박하는 연약지반을 보유해 침하현상이 최대의 약점인 가덕도가 감히?

ㅇㅇ 2016-06-17 10:16:22
밀양의 안개와 골바람, 주남저수지 철새문제도 언급해주시죠.. 밀양 하남읍도 연약지반인데..

밀양 2016-06-16 09:41:28
신공항이 건설되면 김해, 대구, 포항, 울산공항들이 없어지고 신공항으로 통합되면 된다.
영남권 신공항인 만큼 위치적인 검토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래서 대구, 경북, 경남, 울산등 4개 광역시가 동의하는거 아닌가? 가덕도는 위치적으로 너무 치우처 있다. 경제적측면에서 봐도 기존 공항들을 그대로 두고 신공항이 건설되기 때문에 많은 손실은 뻔한게 아닌가 싶다.

기름쟁이 2016-06-16 00:29:07
그런데 만일 기사님의 글처럼 가상시뮬레이션으로 부지유치를 결정하는 항공학적 검토만으로 밀양에 설치했을때 철새들로 인한 버드 스트라이크나 밀양지역의 잦은 안개로 돌이키지 못할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도대체 누가 져야하는 건가요? 기사님의 내용은 이런것들은 도외시한체 작성되었기에 매우 편향적이라 느껴지네요.

기름쟁이 2016-06-16 00:26:43
애초에 항공학적 검토란게 기사님이 쓰신 것처럼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이상이 없다 판단되는 것이지만 절대적인 기준인 장애물 제한 표면을 제외한 체 실제 항공학적 기준만으로 공항부지를 유치한다는 건 일본과 상해 등의 세계적인 도시들의 유치사례들을 보면 상상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전에 이미 우리는 세월호 사건 당시 안전성에 중요성에 대해 다시한번 자각할 기회를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