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7:26 (금)
부울경과 중국의 주장삼각주
부울경과 중국의 주장삼각주
  • 정창훈 기자
  • 승인 2016.06.15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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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문화ㆍ체육부장
 중국의 주장(珠江)은 양자강, 황화와 함께 중국의 3대 강이다. 주장과 광저우 홍콩, 마카오를 연결하는 삼각지대를 묶어 주장삼각주(珠江三角洲)라고 한다.

 사회주의 국가이면서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중국의 주장삼각주에는 마천루 같은 빌딩들만큼 인산인해다.

 광저우는 중국 화남지방 최대의 무역도시로 올해 3월 말 톈진 푸젠 등과 함께 자유무역구로 추가됐다. 광둥은 홍콩ㆍ마카오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과 인접해 있다. 상주인구는 약 1천만 명이고 유동인구는 약 500만 명으로 유동인구가 상하이보다 많다.

 중국 국무원은 ‘광저우(廣州)시 도시 총체적 계획(2011~2020년)’을 정식으로 재가했다. 이에 따라 광저우는 광둥(廣東)성 성회, 국가역사문화 유명도시, 중국의 중요한 중심 도시, 국제 상업무역중심과 종합교통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도시 규모 면에서도 베이징, 상하이에 이은 중국 제3의 도시이다. 중국에서 인구가 가장 밀집된 지역 중 하나인 광저우는 외국 기업의 공장이 많아 세게 유수한 제조업의 집적지로 알려져 있다. 이곳의 수출입액 규모는 중국 전체의 약 28%를 차지한다.

 그 배경에는 거대한 공장 도시의 성격이 있다. 수많은 외지인들이 광저우에 일자리를 찾아 모여들고 의류와 같은 경공업 중심의 경제권을 이루어 중국의 남대문이라는 호칭까지 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대단해 세계의 공장, 세계의 시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1842년 아편전쟁의 결과 영국에 할양될 당시 사실상 버려진 섬이었던 홍콩이 지금은 서비스 부문이 GDP의 90%를 넘는 서비스주도형 경제로 탈바꿈해 아시아 무역과 금융의 중심 지역이자 세계경제의 요충지로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홍콩에는 세계 100대 은행 중 71개가 있으며 무디스, 피치, S&P 등 3대 신용평가사 아태본부가 있는 금융의 중심지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위안화 국제화에 따라 위안화 역외 국제금융센터 역할도 강화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경제자유지역으로 홍콩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은 7천904개가 넘는다. 세계 100대 로펌 중 60개가 활동할 정도로 기업 활동지원을 위한 법률서비스도 잘 발달돼 있다.

 중국으로 반환된 후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 1국 2체제로 자치권을 누리며 자본주의 사회ㆍ경제 제도와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도시다.

 홍콩은 홍콩섬과 구룡반도 등으로 이루어졌고,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구미대륙의 해양을 연결하는 중추로서 상업ㆍ무역ㆍ금융이 발달해 ‘관광쇼핑의 천국’이라고 불린다. 화려한 야경, 맛있는 음식, 쇼핑천국이다. 홍콩 인구 750만 명 정도에 연간 관광객 수가 4천만 명이 넘고, 한국인도 연간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니 관광과 쇼핑의 나라답다. 홍콩의 이웃인 ‘도박도시’ 마카오는 1557년 포르투갈인의 거주와 1999년 12월 20일 중국에 행정권 반환으로 중화인민공화국 특별행정구로 승인을 받았다.

 동양의 작은 유럽으로 불리는 마카오는 포르투갈을 비롯해 남유럽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서울 종로구 크기의 면적에 불과하지만 카지노는 36군데나 있다. 좁은 땅덩어리에 지금도 카지노용 건물은 계속해서 들어서고 바다 매립은 물론 마카오 섬과 홍콩을 잇는 다리 건설도 이어지고 있다. 마카오의 1인당 국내 총생산은 9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억 원에 이른다. 인구 60만 명인 마카오에는 한해 3천만 명 안팎의 관광객이 찾는다. 중국인 중심의 카지노 관광객이 주를 이룬다. 마카오는 카지노보다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도 늘어나고 있다. 마카오 곳곳의 역사ㆍ유적 30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돼 있다. 카지노로 유명한 마카오는 향략의 도시’다. 하지만 최근 마카오는 가족 휴양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하루 생활권인 광저우, 홍콩, 마카오를 여행하면서 광저우에서의 대륙적 호사스러움, 홍콩의 화려함, 마카오에서의 느끼는 유럽의 흔적이 어우러져 관광지로서의 명성도 느낄 수 있었다.

 각 도시마다 특색도 있지만 도시끼리 연계된 경제와 관광밸트를 보면서 부울경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비한 부울경의 대응 방안과 동남권 신공항, 고리원전 영구정지 후속 대책, 광역상수도 문제 등 산적한 지역 현안을 놓고 대안없는 소모전으로 혈세만 낭비하고 있는 부울경의 정치인들은 언제쯤 단단하고 견고한 트라이앵글을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광저우, 홍콩, 마카오가 서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듯 부산시 350만 명, 울산시 120만 명, 경남 340만 명이 뭉쳐 금융, 해양, 영화, 관광. 스포츠를 중심으로 맛있게 먹고, 재미있게 놀고, 편안하게 쉬고, 즐겁게 쇼핑을 하고, 부울경의 문화를 느끼고 체험하면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광저우, 홍콩, 마카오 부자들은 높은 곳에 사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가 배울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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