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을 보며
고 노무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을 보며
  • 허균 기자
  • 승인 2016.05.2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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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균 제2사회 부장
 국민의당 안철수ㆍ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이 지난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일부 친노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안 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가 겪어야 했던 이날 모욕은 추도식 하루 뒤인 24일에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추도식에서 안철수 대표는 일부 시민들로부터 생수 세례를 받았다. 이 때문인지, 안 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를 경호한 일부 경호원들은 이날 우산을 준비했었다고 한다. 전국적인 비 소식은 7주년 추도식 날이 아닌 다음 날 예정됐었지만.

 안 대표 일행이 추도식에 앞서 노 전 대통령 사저로 들어가려 하자 일부 참석자들이 “무슨 자격으로 왔나” “물러가라”고 소리쳤고, “개XX”, “양아치” 등 노골적인 욕설도 쏟아졌다. 박지원 원내대표에게도 “호남으로 가라”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국민의당 지도부에 대한 일부 시민들의 욕설이 거세지자 또 다른 시민들은 ‘추모를 하러 온 사람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말리기도 했다. 이번 추도식 핵심 주제가 ‘화합과 통합’이다는 것을 상기라도 한 것처럼.

 왜? 자칭 ‘노빠’들은 안철수 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에게 격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7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보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벼랑으로 치닫게 한 이들은 지금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쪽 사람들인데.

 노빠, 친노, 노사모 등으로 불리는 이들이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를 싫어하는 것은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구민주계와의 뿌리 깊은 갈등 탓이다. 양 세력 간의 갈등은 2002년 대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0월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이 15%대로 주저앉았고 당내 반 노무현 또는 비 노무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몽준 의원으로 후보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노사모 등이 크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집단 탈당 사태가 빚어지는 등 엄청난 내홍에 휩싸였다. 중도파의 노력으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대선 당일 정몽준 의원이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친노와 비노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 새정치연합, 새정치민주연합을 거치며 흩어지고, 모이기를 반복했지만 결국 지난 2월 구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이 창당되면서 이들은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선을 더 그은 모습이다.

 이날 추도식의 핵심 주제는 ‘화합과 통합’이었다. 여성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여성부가 존재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없어지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말과 같이 화합과 통합이 추도식의 핵심 주제로 정해졌다는 것은 화합과 통합으로 가는 길이 아직 멀다는 말이다.

 추도식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전 대표는 “이제는 ‘친노’라는 말로 그분을 현실정치에 끌어들이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그에 대한 추도식은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해 진행될 예정이다. 내년부턴 추도식 핵심 주제로 당연히 이뤄져야 할 ‘화합과 통합’이라는 단어가 지정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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