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 기초생활대상자 옷인 줄을!
‘미니스커트’ 기초생활대상자 옷인 줄을!
  • 송종복
  • 승인 2016.05.2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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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 (사)경남향토사연구회ㆍ회장
 ‘미니가 높다하되 배꼽 아래 매이로다, 오르고 또 올라도 못 오르리 없건마는 끝까지 오르지 못하고 단속만 당하구나.’ 이는 한때 유행한 양사언의 태산가를 원용했다. 최초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인은 가수 윤복희로 알고 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1967년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비행기에서 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복희는 지난 2005년 TV 토크 프로그램에서 “사실은 아니다”고 했다. 즉 “당시는 겨울이라 털 코트에 부츠를 신었다”고 38년 만에 진실을 털어놓았다.

 원래 ‘미니’란 영국의 소녀 이름이다. 우리나라는 어른의 옷값에 비하면 어린이 옷값은 너무 비싸다. 그러나 영국은 우리와 정반대다. 어린이 옷값이 너무 싸기 때문에 기초생활자 미니는 값싼 어린이옷을 싸 입고는 민망해서 낮에는 주로 출입을 삼가고, 어둠이 깔리면 거리에 나온다. 이때 프랑스에서 관광 온 아가씨들이 영국 기초생활대상자들이 입고 다니는 것을 보니 문득 각선미가 돋보여 귀국해서는 긴 치마를 짤뚝잘라 입고는 제각기 각선미를 선보였다. 해 그 옷의 이름을 ‘미니’가 입었다해 ‘미니스커트’라 불렸다.

 미니스커트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본래는 남성의 의상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 이집트의 하류 계층과 전사들은 주로 로인클로스(loincloth: 허리에 두르는 천)와 같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당시 남성의 하의는 대개 짧았고 여성은 길었다. 그 이유는 군인, 검투사의 다리노출은 용맹함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갑옷의 허벅지 부분을 가리는 짧은 치마를 입었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면 미니스커트 차림의 군복을 입고 전투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인도는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미니스커트 착용을 금지한 적이 있었고, 헝가리는 다리가 예쁜 여성만 입도록 규정한 사실도 있다. 체코는 차량속도를 낮추기 위해 교차로마다 미니스커트를 입힌 여경사진을 세웠다. 그러나 운전자들의 시선은 이 여경사진에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교통사고가 배로 늘어난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미니스커트가 선정적이라 해서 1973년 2월 경범죄처벌법에 ‘저속한 옷차림’으로 규정했다. 무릎 위 15㎝ 올라가면 단속대상이고, 20㎝ 올라가면 즉심에 넘겼다. 지금 같으면 상상도 못할 진풍경이었다. 당시 필자는 마산 모 여고에서 교편을 잡았다. 등교 시에는 교문에 지켜 서서 스커트 길이를 단속했다. 그러나 위반자가 없었다. 후에 알았지만 교문근처에 오면 스커트 말을 풀어 늘어뜨리고, 교문밖에 나가면 스커트 말을 감아 올려 다니기 때문에 단속하기 퍽 힘든 상태였다. 교외에서 경찰의 단속이 심할수록 미니스커트는 점점 더 올라갔다. 이 와중에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부터 단속이 사라졌다.

 이 미니스커트는 1920년에 프랑스에서, 1964년에 영국에서 개발해 여심을 뒤흔들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1972년 7월 4일 남ㆍ북한이 판문점에서 처음만나 7ㆍ4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때 북한에서는 흑색선전이 나왔다. 즉 남한의 아가씨가 미니를 입고 차를 나르는 것을 보고는 천이 없어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는 ‘기초생활대상자’가 우글우글한다고 혹평했다. 지금에 와서 북한 아가씨들이 미니를 입고 거리에 활보하는 것을 보니 정말 세상이 많이도 변했구나 생각이 든다. 요즘은 미니스커트를 둘둘 말라서 머리에 이고 다녀도 누가 참견하지 않는다. 참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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