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4:27 (금)
엄마같은 선생님 ‘40년 사도의 길’
엄마같은 선생님 ‘40년 사도의 길’
  • 김명일ㆍ한상균 기자
  • 승인 2016.05.0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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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원순련 초등교사 ‘5월의 스승’ 선정 소외 학생 행복 전념 다문화 정착 도와
▲ ‘5월의 스승’에 선정된 원순련 교사.
 가난한 학생을 엄마같이 돌보며 열정적으로 가르친 교사가 교육부가 선정한 ‘5월의 스승’에 뽑혔다.

 도교육청은 40여 년간 경남 거제 지역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돌봐온 원순련(63) 교사가 교육부가 선정한 ‘5월의 스승’에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원 교사의 제자는 “저에게 선생님은 부모님이었어요. 늘 헌 옷만 입고 치마는 입어보지도 못했는데 제 일기장을 보셨는지 선생님이 원피스를 구해주셔서 처음 치마를 입은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라며 원 교사의 가르침을 기억했다.

 1979년 교직 생활을 시작한 원 교사는 거제 장평초, 계룡초, 수월초, 거제초산달분교, 신현초를 거쳐 지난해 5월 거제 국산초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임했다.

 교육부와 이달의 스승 선정위원회에 따르면 원 교사는 어려운 가정 형편 등으로 소외당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엄마와 같은 선생님이었다.

 사비를 털어 가난한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졸업 후에는 취직도 시켜줬다. 아이들이 문화 소외 지역에 사는 것이 안타까워 글짓기, 기타 연주 등을 가르친 뒤 마을 사람들을 초청해 학예회와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이러한 원 교사도 그의 꿈인 선생님이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고교 졸업 당시 교대에 합격했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잠시 접어야만 했다.

 그는 “교대에 합격했지만, 아무도 축하해 주지 않고 대학 등록금도 마련해 주지 않아 3일 동안 방문을 걸어 잠그고 울었다”고 회상했다.

 대학 대신 그는 회사에 취직해 7년간 동생들 학비를 뒷바라지하며 집안 살림을 도왔다.

 그렇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직장에서 주경야독으로 방송통신대 초등교육과를 졸업했다. 하지만 방송대 출신인 원 교사는 현장 경험 등 부족으로 교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방송대 출신이다 보니 교생 실습도 하지 않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선배 교사들에게 가르치는 법을 물었지만 선뜻 가르쳐 주지 않아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원 교사의 이런 어려움이 아이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원동력이 됐다. 그는 “오직 ‘학생을 행복하게 하는 교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학생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공부했다”며 “글쓰기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마음이 따뜻한 올바른 아이가 되도록 가르쳤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부터는 거제 지역 다문화 이주 여성들에게 글쓰기, 요리 등을 가르치며 한국 생활 정착을 돕는 일도 하고 있다. 원 교사는 “정년퇴임하던 날, 47세가 된 첫 제자 13명이 찾아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상’이라는 글귀가 적힌 상을 줬는데 너무 행복했다”며 “스승의 길을 걸어온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초등교육과 관계자는 "도교육청은 1984년 경남교육감 표장을 수여한 것을 비롯해 도교육감 표창 5회, 거제 교육장 표창 17회를 수여했다" 며 "원 교사는 40여 년간 경남 교육발전을 위해 헌신했고, 교사로서 모범적인 길을 걸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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