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아파트 비정상 지표는 위험신호
경남 아파트 비정상 지표는 위험신호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4.21 2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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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위원
 몇 달 전 특급호텔에서 열린 부동산 강좌에 참석했다. 강사는 “부자들은 부동산을 가장 싼 시점에 사들여 최고점에서 파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제일 비쌀 때 매입한 뒤 현금이 궁할 때 파는데 문제는 그때의 시세가 바닥일 때라서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한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야기였다. 또 강사는 “우리나라 대다수 직장인은 부인 덕에 먹고 산다. 정상적으로 월급 받아 생활하고 자녀 교육 시키면 환갑이 지나도 집 살 돈을 못 모으는데, 아내가 대출 내서 분양받은 아파트가 1억 원 이상 오른 뒤에 되팔고 또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부동산 재테크를 잘해서 40대에 내 집을 장만하는 이들이 있다”고 전한다.

 정상적으로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가 없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투자든 투기든 부동산에 눈을 돌린 사람들이 잘 먹고 잘사는 세상보다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아름다운 세상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부동산, 특히 아파트는 굴과 곡을 그리면서 시세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이른바 ‘우상향 법칙’을 따른다고 한다. 굴과 곡의 깊이에 따라 부를 늘리는 이가 있지만 재산이 반 토막 나는 경우도 생긴다.

 이번 주 경남도와 국토교통부의 주택 실거래가 세부자료 분석 결과를 보면 올 1월과 2월 경남지역 부동산 거래가 20~30%로 감소한 데 이어 3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지난해 3월의 46% 수준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주택 거래 성수기인 3월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는 것에 있다. 또 갈수록 거래량이 뚝 떨어지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세입 차질도 생겨 금융권 대출상환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경남도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월 8.9%. 2월 23.4%, 3월 30.6%로 부동산의 거래량이 격감, 3월 말 현재 110억 원의 취득세 감소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경남도는 상반기까지 현 상태가 어이질 경우 500억 원 이상의 세입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경남도의 세입 차질보다 더 큰 우려는 깡통을 차는 아줌마들이 속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창원ㆍ김해ㆍ양산ㆍ거제 등지에 수요를 훨씬 넘는 공급이 지속되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 시장에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지표는 향후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과도한 공급은 가격 하락을 불러오지만, 이 지역 아파트들은 공급이 폭증하는데도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정 시점이 지난 뒤에 한꺼번에 폭락하는 사태가 반드시 온다”며 “경남 일부 지역 아파트 시장의 비정상적인 현상은 위험신호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분양을 시작한 경남지역 아파트들의 입주가 몰리는 내년부터 시세 폭락이 예상된다”며 “일부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1억 원 이상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는 곳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고 있다.

 분양면적 기준 3.3㎡당 700만 원대에 분양된 아파트가 400만 원 이하로 추락하는 곳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호황(?)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미분양 아파트와 준공 후 입주를 못 하는 이들의 아파트를 반값 정도에 사서 임대사업을 한 뒤 정상가격으로 오르면 되파는 이들을 ‘똥 처리 업자’라고 하는데 주인을 잃고 둥둥 떠다니는 아파트를 똥에 비유한 것이다. 벌써 ‘똥 처리’를 준비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여윳돈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이들은 ‘우상향 법칙’이 옳다면 반등 시점까지 기다리면 된다. 문제는 대출받아서 집을 장만한 서민들이다. 특히 지역주택조합아파트에 돈을 넣은 이들이 걱정이다. 이들 가운데 실수요자는 그래도 나은 편이지만 입주할 형편이 못되면서 입주 시점에 임대를 주고 2~3년 뒤 제집으로 둥지를 틀려던 이들의 꿈이 산산이 무너질 공산이 크다.

 아파트 사업자들은 분양 뒤에 일까지 걱정할 여유(?)가 없다. 이들이 1~2년 뒤에 흘릴 서민의 눈물까지 가늠하기에는 가야 할 길이 멀다.

 먼 안목으로 시장을 내다보는 지혜와 서민들이 흘릴지도 모를 ‘미래의 눈물’까지 걱정하는 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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