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하 윤동주를 그리워하는 까닭은
원종하 윤동주를 그리워하는 까닭은
  • 원종하
  • 승인 2016.04.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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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 글로벌 경제통상학부 교수 토요 꿈 학교 대표
 윤동주의 삶과 죽음을 그린 영화 ‘동주’가 지난 2월 개봉돼 젊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교과서에서나 만나 보았을 듯한 2030세대가 흑백스크린을 통해 윤동주의 짧은 삶과 인생에 관심을 가진 것에 대해 새삼 주목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영화 동주는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시대에 캐릭터가 서로 다른 동주와 몽규의 삶을 통해 오늘의 젊은이들의 삶을 성찰하게 한다. 주인공들은 미래의 진로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할 때 개인의 기질들이 나온다. 윤동주는 아버지가 의사가 되라고 하지만 기질적으로 시를 좋아해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인의 길을 가게 되고, 동주의 외사촌이었던 송몽규는 신문사의 신춘문예에 당선될 정도로 글 솜씨가 탁월했지만, 본인이 옳다고 생각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일에 뛰어든다. 어떤 삶이 더 고결하고 더 가치 있는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동주와 몽규의 삶은 둘 다 가치 있고, 오늘 우리의 삶과 철학 속에 녹아있는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윤동주의 시집 구매가 늘었는데 주 독자층이 2030세대였다고 하니 그들에게 무엇이 윤동주를 그리워하게 만들었을까? 요즈음 2030세대는 점점 어려워지는 취직과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윤동주가 살았던 것과는 시대적 상황은 다르지만 현재 2030청년들의 아픈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 아파도 그 누구에게도 아프다고 말할 수도 없이, 스스로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려야 하는 오늘날의 청년들은 일제 강점기의 청년들과 세월을 뛰어넘은 일체감을 느낀 것은 아닐까? 아프다고 말하지 않아도 자기를 알아주고,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 어깨를 어루만져주는 친구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붕괴돼가는 공동체 속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은 그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한 외로운 섬처럼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4ㆍ13 총선과 김해시장 재선거가 끝났다.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여소야대의 결과에 정치판은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여론조사를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선거에 경험이 많은 전문가마저 예측을 불허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 변화의 주인공은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2030세대의 적극적인 정치참여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았던 그들이 도서관이 아닌 투표장으로 나아가 그들의 신성한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2030의 침묵이 드디어 세상을 향해 터져 나온 것일까? 민심(民心)은 이렇듯 숨겨져 있지만 일순간에 다가온 태풍처럼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보이지 않지만 느낌으로 마음으로 이심전심(以心傳心) 서로 통하게 하는 것이 민심이다.

 노자는 인간의 도를 자연의 이치에서 찾았다. 유(有)와 무(無)는 동출(同出)이다. 있는 것은 없는 것에서 나온 것이고, 없는 것은 있는 것에서 나온 것이다. 봄이 와 있지만 여름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지혜 있는 지도자가 될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때 참사람이 되듯, 모름지기 정치 역시 자기사랑을 넘어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졌을 때 나아가야 할 자리인 듯하다. 2030청년들의 외침은 희망을 만들어 달라는 절규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윤동주의 참회록 중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는 구절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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